제주지역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고, 이는 지역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부동산시장 평가 및 리스크 점검 보고서’를 보면 2022~2023년 제주지역 주택 분양 물량 중 미분양된 주택이 3곳 중 1곳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1년 새 도내 건설사 74곳이 폐업하는 등 지역 건설사들의 재무 여건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주택 분양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주택 가격이 반등하면서 2022년 큰 폭으로 분양 물량이 증가했지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2023년 상당 폭 감소했다.
하지만 미분양 주택은 2021년말 836호에서 지난해 11월 현재 2510호로 빠르게 늘었다.
2022~2023년 도내 분양된 물량 중 미분양된 주택 비중은 37.1%에 달했다.
특히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비중이 39.7%로 전국 평균(17.5%)을 크게 상회했다.
주택 규모별 미분양 현황을 살펴보면, 실수요 매력이 낮고 분양가가 높은 대형평수(85㎡ 초과) 비율이 타 지역 대비 높아 미분양 현상이 장기화될 위험이 큰 상황이다.
2023년 11월 기준 도내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574만원으로 전국 평균(1709만원)과 비교하면 1.5배 높다.
한국은행은 제주 분양시장 침체와 미분양 주택 증가는 실수요와 지역 외 거주자 투자수요가 모두 위축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택 부진이 계속되자 건설업계는 공사대금 회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 2022년 제주지역 건설사의 부채 비율은 129.3%로 전국 평균(112.4%)을 크게 웃도는 등 재무 안정성이 저하된 것으로 분석됐다.
분양가를 낮추는 등 건설업계의 자구 노력과 함께 제주도 차원의 중장기 주택공급 관리 방안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