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政治)와 국민(國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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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정치인들의 수사(修辭)를 보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국민(國民)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면서도 늘 국민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국민의 눈높이’, ‘국민이 원하는’ 등의 수사를 소환해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데 국민을 동원하는 것이다.


정작 그 말을 듣는 국민들은 어리둥절한데도 말이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있지만 여전히 정치권은 국민과 법을 무시하면서도 국민이라는 수사를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정책 네트워크가 중·고교생 10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교육정책 인식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과 정치인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각각 23.4%와 22.7%로 가장 낮았다.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인터넷 매체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31.5%)보다도 낮았다.


‘우리나라 정치가 국민 의견을 반영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긍정적 답변이 13.5%에 불과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참담한 현실이다. 


10대들이 지금의 정치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여실히 반영됐다. 정치가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손가락질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있다’는 학생도 10명 중 3명에 불과했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불신이 깊었다. 미래 세대의 우리 정치와 사회에 대한 신뢰도 현실은 참담하기만 하다.


▲정치권은 4년마다 돌아오는 ‘국민의 평가’를 앞두고 있다. 의회 권력을 잡기 위한 각 정당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쟁에서도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사회적 진영 대립 구도에 편승해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식’의 지지층 결집만을 노린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정책과 비전의 경쟁은 없어진 지 오래고, 내가 살기 위해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 역대급 네거티브 전쟁이 벌어지면서 국민들의 정치 혐오는 극에 달하고 있다.


국민들의 정치 혐오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 전에 정치권의 처절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하기야 여야 할 것 없이 그들은 선거에 지고 나서야 철저한 자기반성을 하겠다고 했지만 늘 제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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