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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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논설실장

설 명절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 설날이냐, 추석이냐를 놓고 역사적 유래와 의미, 귀성객과 해외 여행객 수, 교통량, 연휴 기간 등을 따지며 갑론을박할 수도 있지만 설날·추석 모두 우리 민족의 뜻깊은 명절이기에 더 이상 논할 필요는 없다.


다만, 개인적 생각이지만 어린이와 청소년 입장에서는 부모님과 친척들로부터 ‘세뱃돈’을 받을 수 있는 설날이 더 기다려지는 명절이 아닐까 싶다.


▲세배는 새해를 맞아 의례적으로 웃어른들께 드리는 문안 인사를 말한다.


설날에 웃어른을 찾아 세배하면 통상적으로 성인에게는 덕담과 함께 음식을 차린 ‘세배상’을 내어주고, 아이들에게는 용돈으로 세뱃돈을 준다.


자료에 따르면 세뱃돈 풍습은 중국 송나라 때부터 음력 1월 1일에 결혼하지 않은 자녀에게 ‘홍바오(紅包)’라는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 건네주던 풍습이 일본으로 전해졌고, 일제강점기를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는 설이 있다. 반면 조선시대부터 유래됐다는 주장도 있다.


필자도 어린 시절, 설 명절 때 부모님과 친인척들로부터 세뱃돈을 받으려고 설날을 기다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세뱃돈을 받는 즐거움도 잠시, 세월이 흐르면서 세뱃돈을 줘야 하는 어른이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지금은 세월이 수십 년 흘러 아들·딸은 물론 조카들도 대부분 성년이 됐고, 손주는 아직 없는 탓에 세뱃돈을 줘야 할 대상은 10대 조카 두 명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세뱃돈은 얼마가 적당할까. 지난 30일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시사 Poll 서비스 ‘네이크Q’가 성인남녀 3892명을 대상으로 세뱃돈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42.9%(1668명)가 ‘서로 부담인 만큼 안 주고 안 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42.5%(1653명)가 ‘5만원이 적절하다’고 답했고, ‘10만원’은 응답자의 10%, ‘치솟는 물가를 고려해 10만원 이상’ 의견은 2%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싱글족이나 자녀를 두지 않은 맞벌이 부부(딩크족)들이 늘어나면서 명절 문화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고, 경기 침체 등으로 세뱃돈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세뱃돈은 따뜻한 정을 담아 부담 안 되도록 형편에 맞게 주면 된다. 과하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세뱃돈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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