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어민들 협정 재개 촉구...제주 갈치잡이 어선 출어 기대감
한국과 일본의 선망어업조합이 한일 어업협정 재개를 촉구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대형선망수협(조합장 천금석)과 일본 원양선망어업협동조합은 5일 공동 건의문을 통해 한일 EEZ(배타적경제수역) 조업 재개를 양국 정부에 요청했다.
한일 어업협정은 양국 어선이 서로의 EEZ에서 지정된 조업량과 조업 기간을 지키며 어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조약으로, 2016년 6월 협정이 결렬된 후 8년이 흐른 지금까지 재협상이 중단됐다.
특히, 제주선적 갈치잡이 연승어선 147척은 제주에서 200㎞ 거리에 있는 일본 EEZ 대신 600~700㎞ 떨어진 동중국해와 대만 해역으로 가서 갈치를 잡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 서귀포항에서 동중국해에 가려면 3일이 소요돼 어민들은 유류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어선주협회(회장 홍석희)는 윤석열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자, 2022년 하반기부터 ▲갈치(제주 연승어업) ▲고등어(대형 선망어업) ▲오징어(채낚기) ▲가자미(부산 서남구기저인망) 등 4개 수협과 연대해 어업협정 재개를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
이는 고유가 여파로 30t급 연승어선이 한 달 동안 동중국해에서 조업할 경우 인건비를 제외한 출어경비만 평균 1억3000만원이 소요되고 있어서다. 갈치잡이 어민들은 원거리 어업활동으로 인해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일본 EEZ에서 조업을 못하면서 발생한 수산업계의 손실액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2300억원으로 추산했다.
대형 선망어업 역시 한일 어업협정 결렬 장기화로 고등어 어획량의 30%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 EEZ 대신 대부분의 조업을 제주도 수역에서 의존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 바다는 많은 업종 간 경쟁 조업이 심각한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대형 선망을 시작으로 갈치잡이 제주 연승어선까지 8년간 중단된 교섭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는 일본 EEZ로 출어하지 못하는 연승 및 유자망 어선에 대해 올해 24억원을 특별 융자해 준다.
대출 조건은 연이율 0.7%에 2년거치 2년 상환이다. 제주도는 올해 유류비 지원금으로 1억4800만원을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