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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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매화(梅花)가 갖는 의미는 크다. 추위가 채 가시기도 전에 피어나기도 하지만 긴 겨울을 지나 봄으로 넘어가는 문턱에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봄의 전령사’로도 불린다.


▲지난달 15일 제주지방기상청 청사 내 계절 관측용 매화가 개화했다.


이는 지난해 2월 9일보다 25일 빠르고, 평년 2월 16일보다는 무려 32일이나 이른 것이다.


기상청은 지난달 4일 매화 발아 이후 제주지역 낮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2~4도 높아 매화가 일찍 꽃을 피운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의 매화 계절 관측은 1928년부터 이뤄졌는데, 기상청 관측 기록을 보면 1930년에 12월 말 또는 1월 초에 개화했다는 몇 해의 기록이 있으며 1940년대 이후로는 올해 개화일이 가장 빠르다.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계절 관측용 매화가 만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는 23일, 평년보다 46일이나 빨랐다.


기상청은 한 나무에 80%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 만발했다고 하는데, 올해는 개화 후 11일 만에 만발한 것이다.


지난달 초부터 중순까지 제주의 일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2도 이상,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3.3도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 이른 매화 만발에 영향을 미쳤다.


▲매화는 단순히 날씨가 따뜻하다고 해서 발아하거나 개화하지 않는다. 매화꽃이 피기 위해서는 저온요구도(일정 수준의 낮은 기온)와 고온요구도(일정 수준의 높은 기온)를 모두 충족시켜야 하는데 이런 조건이 충족되면서 매화의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매화의 조기 개화는 전반적으로 기온이 따뜻하면서 변동 폭도 높은 온난화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계절은 하루아침에 변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모습을 조금씩 바꾸기 때문에 인간이 이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자연의 힘을 빌려 눈으로 계절의 변화를 알게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매화의 개화는 기상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온난화로 인해 점점 길어지는 여름과 짧아지는 겨울로 인해 당연시 여겨졌던 사계절을 마주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매화뿐 아니라 모든 꽃들의 조기 개화는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자연의 경고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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