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수(湧泉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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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섬이라는 특성상 제주의 역사는 용천수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이 귀했던 제주는 해안 저지대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마을이 형성돼 삶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용천수는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후 대수층(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을 따라 흐르다 지층의 틈새로 솟아나는 물이다.


수돗물이 보급되기 전까지 용천수는 제주도민들에게 귀중한 생명수였다. 식수는 물론이고 생활·농업용수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만큼 생명의 젖줄이었다.


사람들은 용천수 주변을 돌담으로 쌓아 물이 솟는 곳은 먹는 물로, 조금 떨어진 곳은 생활용수로, 하류는 목욕장으로 사용했다.


▲제주인의 삶의 역사인 용천수가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다.


1998~1999년 조사에서 755곳, 2010년 조사에서는 753곳, 2013~2014년엔 661곳으로 계속 감소했고, 2020년에 수행한 전수조사에서는 646곳으로 줄었다.


그나마 현재 이용되고 있는 용천수는 전체의 25%인 162곳에 불과했다.


이용 가능한 용천수는 1999년 조사 당시보다 265곳이나 감소한 수치로 고갈과 멸실, 매립 등이 이유였다.


이용 중인 162곳 가운데 가장 많은 99곳은 생활용, 44곳은 농업용, 17곳은 상수원용, 2곳은 소화용으로 쓰이고 있다. 나머지 484곳은 조석의 영향을 받는 조간대와 공유수면에 분포하는 등 직접 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용천수의 하루 평균 용출량도 2020년 기준 48만499t으로, 1998~1999년 조사한 용천수의 하루 평균 용출량 96만5904t과 비교해 50% 가까이 줄었다. 소중한 수자원인 용천수가 각종 개발행위로 상류 수맥에 손대자 물줄기가 말라버린 곳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용천수 실태 점검 및 사용 관리를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고 한다.


그동안 수차례의 용천수 관리계획에 대한 용역이 진행돼 추진 과제와 세부 실행 계획이 마련됐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


용천수의 효율적 활용과 보전·관리 대책을 몰라서 시행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제주도의 정책 실행 의지가 후순위로 밀렸기 때문이다.


용천수는 제주의 특성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산이자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역사문화유산이다. 제주도의 용천수 보전·관리 방안이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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