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판매액 지수도 전국서 감소율 가장 커…경기 회복 기대감 뚝
지난해 제주지역 상품 소비와 서비스 소비가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동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경제사정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들은 지난해 4분기에도 대부분 뒷걸음질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26일 통계청 제주사무소가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제주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서비스업의 소비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상품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도 전년 대비 6.3% 감소, 전국에서 감소율이 가장 컸다.
특히 제주의 주력 소매판매 업종인 면세점 매출의 감소율은 19.5%에 달했다. 전국적인 내수 부진 흐름 속에서도 유독 제주만 홀로 상품과 서비스 소비가 동반 감소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감소하며 면세점 매출과 각종 서비스 소비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337만여명으로 전년 대비 3.7% 줄었다. 특히 내국인 관광객 감소율은 8.3%에 달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의 서비스 생산은 코로나19 첫해 5개 분기(2020년 1분기~2021년 1분기)를 제외하면 집계를 시작한 2011년 1분기부터 매분기 증가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2분기(-2.1%)부터 3개 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고, 제주의 소매판매액지수도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 수주액은 갈수록 낙폭이 커지는 흐름이다. 지난해 4분기 제주지역 건설수주액은 2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급감하며 2020년 3분기(-62.9%) 이후 13개 분기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경기 부진과 일자리 감소에 청년층의 ‘탈제주’ 행렬도 이어졌다. 지난해 4분기 제주지역 인구는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많아 599명이 순유출됐다. 20대 순유출 인구만 475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작년 한해 순유출 인구는 총 1687명이다. 연간 도내 20대 순유출은 ▲2019년 1029명 ▲2020년 1178명 ▲2021년 1471명 ▲2022년 1510명 ▲2023년 2002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