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공천과 사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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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공천(公薦)은 ‘공인된 정당에서 선거에 출마할 당원을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해 이 후보는 우리 정당 사람이라고 인증을 해주는 거다. 그런 만큼 선거 출마자들은 정당 공천을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 당 차원의 선거 지원이 이어져 당선될 확률이 높아져서다.


총선의 경우는 특정 지역에서 ‘공천은 곧 당선’으로 인식되는 경향이라 이래저래 예비후보들은 공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그들에겐 낙선(落選)보다 두려운 게 낙천(落薦)이다. 낙천은 자신이 속한 당에서조차 선택받지 못했음을 의미해 정치 생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공천은 정당 입장에서도 중대사다. 정당의 이념과 정책을 위한 꼭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에게 비전과 정책을 수천수백 번 역설하는 것보다 그 비전과 정책을 책임지고 완수할 수 있는 인물을 추천하는 게 훨씬 더 설득력이 있기에 그러하다.


공천은 선거 결과를 좌우하기도 한다. 한 지역구에서 다수의 정당 후보자가 나오면 표가 분산돼 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후보 1명을 정당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뒷받침하는 게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커진다.


▲공천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그래야 신청자들이 승복하고 전열이 흐트러지지 않아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해서 총선 때만 되면 여야 불문하고 민주적 원칙과 객관적 기준에 의한 ‘시스템 공천’을 공언한다.


허나 노상 ‘사천(私薦) 논란’이 빚어지기 십상이다. 당 권력자의 의지를 반영하거나 계파 이익 등을 우선시하는 탓이다. 공천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적지 않은 건 그래서다. 여기서 사천은 ‘공인된 정당에서 선거에 출마할 당원을 사사로이 추천하는 일’을 이르는 말이다.


▲제22대 4ㆍ10 총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에선 총선 승리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경쟁이 불을 뿜고 있는 게다. 이에 따라 전국 253개 지역구의 여야 대진표도 속속 확정되고 있다.


한데 그 과정에서 사천으로 인한 갈등과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탈당 행렬도 속출하고 있다.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익숙한 풍경이다. 아무튼 지금까지는 민주당의 공천 내홍이 심각하다고 한다. 그나저나 역대 총선에서 대부분 극심한 공천 파동에 시달린 쪽은 필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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