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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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논설실장

가황(歌皇) 나훈아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가요계를 은퇴한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지 58년 만이다. 지금도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사내’, ‘영영’, ‘무시로’, ‘잡초’, ‘갈무리’, ‘울긴 왜 울어’, ‘테스형’ 등 불후의 명곡들을 수없이 남기며 ‘가황’이라는 칭송을 받아왔다.


▲나훈아는 지난 27일 소속사를 통해 올해 마지막 콘서트 일정을 밝히며 자신이 직접 쓴 ‘고마웠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편지를 통해 “한발 또 한발 걸어온 길이 반 백년을 훌쩍 넘어 오늘까지 왔습니다.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합니다”라며 은퇴를 시사했다. 그는 이어 “세월의 숫자만큼이나 가슴에 쌓인 많은 이야기들을 다 할 수 없기에 ‘고마웠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말에 저의 진심과 사랑, 그리고 감사함을 모두 담았습니다”라며 국민들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나훈아는 주옥같은 히트곡뿐만 아니라 소신 발언으로 국민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필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추석 전날 KBS 2TV가 방영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의 발언이다.


나훈아는 그때 “여러분, 우리는 지금 힘듭니다. 우리는 많이 지쳐 있습니다. 저는 옛날에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하면 바로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습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열사 이런 분들 모두가 다 보통 우리 국민이었습니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여기서 ‘위정자’는 국민을 기망(欺罔)하는 ‘정치꾼’을 지칭했을 것이다.


▲나훈아의 남긴 명언 중 이 발언이 떠오른 이유는 4·10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마다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권세만을 위한 정치꾼이 허다하다. ‘박수칠 때 떠나겠다’는 정치인도 극소수다.


선량(選良·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이들이 나훈아로부터 한 수 배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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