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쉰들러' 문형순 서장,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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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제주도민회와 제주경찰청, 고인을 참전유공자 반열에...
이장 택일 결과 5월10일 결정..."최고의 예우로 안장식 거행"
제주경찰청 입구에 세워진 문형순 성산포경찰서장 흉상.
제주경찰청 입구에 세워진 문형순 성산포경찰서장 흉상.

제주4·3 의인이자 ‘한국판 쉰들러’로 불리는 문형순 성산포경찰서장(1897~1966)이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된다.

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문 서장은 참전유공자 자격으로 오는 5월 10일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치된다.

평안남도 안주가 고향인 문 서장은 1919년 만주 신흥무관학교를 졸업, 광복군으로 복무했으며 1947년 5월 경찰에 입문했다.

제주지구 이북5도민연합회(회장 노현규)는 2006년부터 6차례 고인에 대해 독립유공 서훈을 요청했다. 그런데 국가보훈부는 문 서장이 독립운동 당시 ‘문시영’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등 입증자료가 부족하다며 불허했다.

이에 따라 제주이북5도민회와 제주경찰청은 6·25전쟁 당시 경찰공무원이었던 고인이 ‘지리산 전투사령부’에 근무한 사실을 확인, 지난해 7월 참전유공으로 국가보훈부에 서훈을 요청했고, 지난달 참전유공자 반열에 올렸다.

고인은 1949년 모슬포경찰서장(경감) 당시 4·3의 광풍으로 좌익혐의를 받던 이 지역 주민 100여 명을 자수하도록 한 후 훈방했다. 이들은 산에 올라간 가족과 이웃에게 쌀과 옷을 줬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할 상황에 놓였었다.

고인은 1950년 성산포경찰서장으로 재임 시 예비검속을 당한 295명을 총살하라는 군의 명령에 ‘부당함으로 불이행 한다’며 거부해 많은 양민들의 목숨을 살렸다.

도내 전역에서 자행된 예비검속에 이은 총살 명령으로 각 읍·면에서 수 백명씩 목숨을 잃었으나 성산읍에서는 희생자가 단 6명에 불과했다.

이러한 업적으로 경찰청은 2018년 올해의 경찰영웅으로 문 서장을 선정했다.

1953년 9월 경찰에서 퇴임한 고인은 쌀 배급소와 대한극장(현대극장의 전신)에서 일하다가 1966년 6월 제주도립병원에서 향년 70세로 유족 없이 생을 마감했다.

가족 대신 평안도 제주도민회가 제주시 오등동 한라산골프장 인근 평안도민 공동묘지에 유골을 안장했다.

윤현식 제주경찰청 경무계장은 “수 백명의 도민의 목숨을 구한 고인이 공동묘지에서 오는 5월 국립제주호국원으로 이장된다”며 “리무진으로 이장하는 동안 싸이카 호위는 물론 영결식까지 경찰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시 오등동 제주 평안도민 공동묘지에 안치된 문형순 서장 봉분. 제주경찰청은 2020년 낡은 비석을 대신해 새 비석을 세웠다.
제주시 오등동 제주 평안도민 공동묘지에 안치된 문형순 서장 봉분. 제주경찰청은 2020년 낡은 비석을 대신해 새 비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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