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은 둥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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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한국 축구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때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그 시기 세계 최강은 ‘마법의 팀’으로 불렸던 헝가리였다. 우리나라는 첫 경기에서 헝가리를 맞아 최선을 다했지만 0대 9로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분단국가였던 독일 역시 예선에서 헝가리에게 3대 8의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헝가리를 다시 만난 독일은 0대 2로 지다가 3대 2의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당시 독일의 우승을 지휘하며 기적을 연출했던 제프 헤어베어거 감독은 ‘공은 둥글다’란 세계 축구사에 빛나는 명언을 남겼다.


▲‘공은 둥글다’는 말은 이후 월드컵에서도 여지없이 입증됐다. 약팀이 강팀을 꺾는 파란이 대회마다 나온 게다. 그런 과정을 거쳐 축구에서 이변이 일어날 때면 빠지지 않는 격언이 됐다. 모든 축구인이 경기에 앞서 가슴에 지녀야 할 경구로 자리매김한 게다.


이 어록은 ‘둥근 공이 어디로 굴러갈지 알 수 없듯이 경기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위아래가 따로 없는 공처럼 강자도 없고, 약자도 없다’는 비유적 의미로도 쓰인다. 나아가 농구, 배구, 야구 등 공을 사용하는 구기 종목에서 이변을 말할 때 단골로 표현되곤 한다.


▲바야흐로 ‘백호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제주의 미니 월드컵’인 ‘2024 제주일보 백호기 전도 청소년 축구대회’가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열전을 벌이는 게다. 봄빛이 완연한 오라벌을 중심으로 3군데 경기장에서 열리는 만큼 도민들에게 새봄이 왔음을 전하는 셈이다.


올해 대회엔 초중고교 19개팀이 출전해 제주 학생 축구의 최강자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게 된다. 용맹한 백호의 전사들이 학교의 명예를 걸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거다. 재학생과 동문이 하나 되는 열띤 응원전도 진행돼 제주의 봄을 뜨겁게 달구게 된다.


▲준정다면체는 2가지 이상의 정다각형으로 이뤄진 도형을 가리킨다. 그런데 축구공은 정5각형 12개와 정6각형 20개로 이어진 준정다면체이다. 여기에 공기를 빵빵하게 주입하면 둥근 모양으로 변해 잔디 위를 고르게 구를 수 있게 된다.


그렇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축구공은 둥글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게 축구다. 특히 백호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각본 없는 드라마나 다름없다.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 주심의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투혼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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