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는 삼무(三無)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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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제주대학교 교수 실버케어복지학과/ 논설위원

“배움에는 때가 있다?” 예전에는 배움에는 때가 있기 때문에 그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는 교육문화가 있었다. 현대사회는 다양한 영역에서 급변하고 있다. 키오스크(Kiosk) 사용법을 알아야 주문이 가능한 식당이나 카페가 늘고 있다. 그래서 평생교육 관련 기관에서는 중장년 및 노년층을 위해 휴대전화 사용법, 컴퓨터 활용 등과 같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성인학습자의 재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인적자원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주력 산업과 관련된 대학의 고등교육을 통해 지역의 인재를 양성할 뿐만 아니라 성인학습자들의 인생 이모작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변화하는 세상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배움, 학습이 필요하다. 또한 100세 시대에 배움은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건강과 사회 관계성 유지에 이바지함으로써 편안한 노후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즉, 배움에는 때가 없다. 지금이 그때이다.


“배움에는 끝이 있다?” 부모들은 청소년기 자녀들에게 대학만 들어가면 공부를 안 해도 되니 지금 열심히 공부하라고 이야기 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학에 입학하면 취업을 위해 1학년 때부터 치열한 학점관리 및 자격증 취득 등 스펙 관리를 해야 한다. 취업하면 승진을 위해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 중장년이 되면 취미생활, 재취업, 창업 등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 노년층이 되면 치매 예방 등 건강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 즉, 배움에는 끝이 없다. 지금이 그 시작이다.


“배움에는 나이가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했던 이야기 중, 배움에는 나이가 있기 때문에 후회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한다. 제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은 성인학습자를 위한 단과대학이다. 이 대학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주경야독을 하고 있다. 연령대가 다양한 만큼 배움의 목적 또한 각양각색이다. 학사 학위을 취득하기 위해서, 직장에서 승진을 위해서, 재취업을 위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서, 대학 생활을 경험하기 위해서, 제주살이를 하기 위해서 등 십인십색으로 교정을 즐기고 있다. 즉,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지금이 그 나이이다.


유수불부(流水不腐)는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의미로서, 이는 고인 물은 썩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는 배움의 목적이 담겨져 있다. 무수히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고인 물은 흘려보내고 새로운 물은 담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웰빙(Well Being) 즉, 행복, 삶의 만족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배움을 통해 기성세대와 MZ 세대 간의 문화적-사회 관계적 관점이 다름을 이해 할 수 있다. 다름이 나쁘고 틀린 것이 아니라 바람직스럽다는 것을 습득함으로써 세대 간 통합이 가능하며, 세대 간 통합이 복지의 구현이다. 이것이 배움의 목적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인 1942년에 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의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목표를 표현한 구호가 “요람에서 무덤까지”이다. 이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국가가 국민의 복지를 책임지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현 제주도정은 “애기구덕에서 무덤까지”라는 프레임으로 복지정책을 구현하고 있다. 우리에게 배움이란 애기구덕에서부터 무덤까지, 때가 없고, 끝이 없고 나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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