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들불축제, 애월읍 주민청구 조례로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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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주민, 회견 열고 4월 말 서명받고 조례안 도의회 제출
내년 들불축제 원상 회복 목표...제주시 "폐지 결론 속 당황스럽다"
코로나19가 한창인던 2022년 3월 비대면 행사로 열린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 놓기 모습. 행사장인 새별오름에는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는 달집을 태우기가 진행됐다. 제주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가 한창인던 2022년 3월 비대면 행사로 열린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 놓기 모습. 행사장인 새별오름에는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는 달집을 태우기가 진행됐다. 제주일보 자료사진
김성진 애월읍 봉성리장

주민청구로 발의된 조례로 제주들불축제가 부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시 애월읍 주민(대표 김성진 봉성리장)은 21일 시청 기지실에서 회견을 열고, 주민청구로 ‘제주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진 이장은 “주민청구 조례 제정을 위한 청구 기준인 1035명(18세 이상 주민 총수의 550분의 1)에 대한 서명을 4월 말까지 받은 후 제주도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8일부터 서명과 동의를 받았는데 3일 만에 400여 명이 찬성하면서 들불축제 개최를 원하는 애월읍 주민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이장은 “들불이 없는 들불축제를 만들어 갈 시민기획단에 참여해 보니, 대안으로 레이저쇼와 제3의 방안이 나왔다.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목장용지에 불을 놓았던 세시풍속인 ‘방애(放火)’를 되살려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 내년부터 들불축제가 개최될 수 있도록 조례안 통과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민청구로 추진되는 조례안에는 축제 기간과 장소, 주요 행사를 비롯해 행정시장과 읍·면·동 직능단체장, 민속예술 단체장 등이 들불축제를 주최하도록 했고, 예산 범위 내 재정 지원을 명시했다.

즉, 지침이 아닌 조례로 들불축제 개최를 의무화한 것으로 향후 축제를 축소하거나 폐지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제주시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제주시는 지난달 96명의 시민기획단을 구성, 오는 5월까지 5차례 회의를 거쳐 오름 불 놓기를 대체할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나섰기 때문이다.

들불축제 주최 당사자인 강병삼 시장이 불 놓기 폐지를 공표했지만, 이에 반하는 주민 발의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제주들불축제는 정부가 지정한 최우수 문화관광축제이자 제주의 대표 축제였지만, 봄철 산불 발생과 기후 위기 속 탄소 배출 문제가 불거졌다.

제주녹색당은 지난해 4월 들불축제의 존폐 여부를 ‘제주도 숙의민주주의 주민참여 조례’로 결정하자며 도민 749명의 서명이 담긴 청구인 서명부를 제주시에 제출했다.

강 시장은 지난해 10월 도민 참여단의 공론화 과정과 숙의형 원탁회의가 제시한 권고안을 수용, 향후 축제에서 ‘오름 불 놓기’를 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1997년 첫 개최 이래 26년의 전통을 간직한 제주 대표축제가 기후위기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애월읍 주민들은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들불축제 부활을 원하면서 향후 조례안 제정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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