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등봉 음악당 건립…제주시-오등봉아트파크 ‘불협화음’
오등봉 음악당 건립…제주시-오등봉아트파크 ‘불협화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1200석 규모 놓고 제주시, 공공목적 위해 당초 협약 이행해야
사업자, 고금리.고물가 여파…음악당 신축 시 '고분양가에 미분양 우려'
오등봉공원 내 클래식 전용 음악당(1200석)과 시설 규모가 비슷한 제주아트센터 대극장 전경(1184석).
오등봉공원 내 클래식 전용 음악당(1200석)과 시설 규모가 비슷한 제주아트센터 대극장 전경(1184석).

오등봉공원 음악당 건립을 놓고 제주시와 사업자간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다.

25일 제주시에 따르면 2020년 오등봉 민간특례 사업(아파트+공원시설) 협약 시 사업자는 공원시설에 총 133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주요 시설은 ▲음악당 건립(500억원) ▲제주아트센터 리모델링(185억원) ▲어린이도서관 신축(100억원) 등이다.

호반건설 특수목적법인 오등봉아트파크㈜는 4년 전 협약 이행을 위해 최근 검증을 한 결과, 음악당은 50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공사비가 급증하는 등 공원시설 총 사업비는 당초 1332억원에서 1970억원으로 32%(638억원) 늘었다.

이는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와 자재비와 인건비 인상 때문이다.

클래식 전문 음악당은 건축 연면적 1만7000㎡ 규모에 1200석을 갖춘 대극장과 공연 연습장이 들어선다. 이는 제주아트센터(1184석)와 규모가 비슷한 수준이다.

사업자는 협약 이행을 위해 공원시설에 1970억원을 투입할 경우 아파트 평(3.3㎡)당 분양가는 3200만원까지 치솟아 고분양가로 인한 미분양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평당 분양가를 2600만원 미만으로 책정하려면 음악당 건립 폐지 또는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주시는 음악당 건립은 문화향유 확대와 공공시설 확보를 위한 시민과의 약속이라며 협약대로 1200석 규모로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시와 사업자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강병삼 제주시장은 이달 중순 예정된 2차 협의를 전격 취소했다. 사업자가 당초 협약대로 공원시설 사업을 이행하지 않으면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제주시 관계자는 “건설경기 위축과 미분양 사태 등 사업자의 어려움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음악당 건립은 당초 협약에 따라 진행돼야만 협의가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업자 측은 “기대 수익을 줄이고, 음악당 규모를 축소해도 금융비용과 건축비·인건비가 오르면서 분양가를 낮추기가 쉽지 않다”며 “미분양 사태 속 적정 분양가를 책정하는 게 최선이지만, 공원시설 협약 이행은 고분양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중재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시공사인 호반건설은 오등봉공원에 아파트 ‘위파크 제주’를 오는 5월부터 분양할 예정이며, 평(3.3㎡) 당 분양가는 2600만원 미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