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바보가 되자”
“우리 모두 바보가 되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성국 순경·제주동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얼마 전 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한 교차로에서 신호대기를 하고 있었다. 이때 뒤에서 빵빵하는 경음이 들려 신호등을 쳐다보았는데 아직 빨간불이었다. 뒤차는 내차 오른쪽으로 차를 돌리고는 그대로 교차로를 지나가 버렸다. 이를 보던 내 왼쪽에 차도 슬금슬금 움직이더니 이내 그 차를 따라 가버리는 것이었다.

평소에 신호위반이 많은 교차로에서 교통단속을 한 적이 있었다. 신호위반을 하는 운전자들은 면허증을 제시하면서 “이런 곳은 신호를 지키는 사람이 바보입니다.”라고 하면서 좀 더 교통량이 많은 곳에 가서 단속하라고 짜증을 내는 사람이 여러 명이 있었다. 언제부터 신호를 지키는 사람이 바보가 되었던가...

한 아이가 돌멩이를 던져 빈집 유리창을 깨뜨렸다. 깨진 유리파편이 길거리에 펼쳐졌지만 이를 치우는 사람도 유리창을 갈아 끼우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유리창이 깨진 빈집은 더욱 어두위지고 이를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발에 밟히는 유리파편을 보면서 “이곳은 위험한 곳이라 더는 살기 어렵다.”라며 하나둘씩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기 시작했다. 결국 아이가 던진 돌멩이에 깨진 유리창 하나로 시작되어 마을은 사람이 살지 않는 페허가 되버린 것이다. 이 이론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제임스 윌슨이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사회에서 지극히 사소한 기초질서부터 지켜야 나아가 더 큰 범죄를 예방한다는 것이다.

‘지나가는 차도 없는데 어때.’ ‘차가 안 오니 그냥 무단횡단하자.’ 이런 사소한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그것을 보는 운전자나 보행자들을 부추겨 똑같이 신호위반, 무단횡단하게 만들고 점점 다른 질서들도 무시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 모두 내가먼저 아무도 없는 교차로 신호 지키기, 조금 떨어진 횡단보도를 이용하여 무단횡단 하지 않기 등 도로위에 기초질서를 먼저 지키는 바보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