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의 고시 저지를 위한 `밤샘 촛불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26일 오전 7시께 대부분 해산했다.
서울 코리아나호텔 앞 태평로 차로 위에서 새벽 농성을 하던 시위대 700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전 5시40분께 경찰의 강제 해산이 시작되자 10여분만에 서울광장 위로 밀려 올라갔다.
대다수가 약 1시간에 걸쳐 삼삼오오 귀가한 반면 나머지 100여명은 서울광장에 둥그렇게 둘러앉아 앞으로의 시위 방향과 투쟁 계획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경찰의 강제 해산을 피해 남대문 방면으로 달아났던 시위대 50여명은 숭례문 인근 5∼6개 차선을 점거하고 마무리 집회를 열다 역시 오전 7시께 자진 해산했다.
앞서 전날 오후부터 이날 새벽 2시까지 정부의 고시 강행에 반발한 시민들이 세종로와 신문로, 효자동 등 청와대로 향하는 도심 곳곳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를 전개했다.
경찰 추산 3천여명의 시민들은 덕수궁 대한문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시작해 세종로사거리, 신문로 새문안교회와 금강제화 골목 등지에서 경찰버스 4대를 끌어내고 모래와 돌을 던지거나 물을 뿌리는 등 평소보다 격렬하게 경찰에 맞섰다.
경찰은 오전 0시5분 이후 살수차를 이용해 `물대포'를 쏘고 방패 등으로 시위대를 밀어붙이는 등 시위대와 곳곳에서 난투극을 벌였다.
이날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자영업자 조모(53)씨의 손가락 일부가 절단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병원에 입원 중인 조씨는 오전 1시30분께 전경 1명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 전경이 자신의 왼손 중지를 깨무는 바람에 손가락 윗부분이 떨어져 나갔으나 절단된 부위를 찾지 못해 봉합수술을 받지 못했다.
경찰은 전날부터 이어진 쇠고기 고시 저지 거리시위에서 모두 139명의 시민을 연행해 청소년 4명과 고령자 1명을 바로 석방한 뒤 나머지 134명을 서울 시내 15개 경찰서로 분산해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