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위생조건을 담은 장관고시가 관보에 게재돼 발효된 26일 저녁 서울 도심에서 열린 촛불집회는 처음부터 격렬하게 진행됐다.
집회 참여자 3천여명(경찰추산.주최 측 3만명)은 이날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가 1시간 10분만에 끝난 데 이어 `국민들과 한번 해보자는 얘기냐'는 대형 현수막을 들고 태평로에서 세종로로 곧바로 행진, 청와대 진입로를 막은 경찰과 대치했다.
참여자들은 오후 8시 40분께 경찰과 마주치자마자 전ㆍ의경들의 방패를 때리고 모래를 뿌렸고 전의경들은 "길을 열라"는 시위대의 요구에 소화기를 분사하며 응수했다.
시위대 중 200여명은 청와대로 향하는 우회로인 종로구 신문로 금강제화 골목으로 이동해 전경버스를 밧줄로 묶어 끌어내려고 시도했고 경찰은 살수차에서 물대포를 분사하며 이를 저지했다.
시민들은 구세군 회관 건너편에 있는 공사장에서 모래를 모아 주머니에 담아 4열로 늘어선 시민들의 손을 통해 세종로 사거리까지 옮겨 차벽을 이룬 전경버스 앞에 '토성'을 쌓기 시작했다.
오후 10시 30분 현재 시위대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소화기와 살수차를 동원한 경찰과 격렬히 대치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촛불 문화제에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소수 시민들이 `비폭력'을 권유하자 다수 시민들은 "갈 데까지 갔는데 무슨 비폭력이냐. 비폭력을 하려면 집에 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우리 기조는 끝까지 비폭력"이라며 "장관고시 철회를 요구하면서 정권퇴진 운동도 함께 벌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