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사상 첫 18회 연장경기.."지친다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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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선발투수라도 당겨써야 하는 것 아니야"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간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농담이 나왔다. `무박 2일'동안 진행된 이날 경기는 장장 18회에 가서야 승부가 결정됐다. 두산이 18회 말 2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끝내기 밀어내기로 1-0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후 경기가 15회를 넘어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15회 연장전 경기가 올 시즌 2번을 포함해 모두 14번이 있었지만 16회를 넘은 적은 없었다.

이러다 보니 각종 기록도 줄줄이 수립됐다.

먼저 최장시간 경기 기록이 바뀌었다. 기존 최장경기 기록은 2001년 5월6일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전에서 나온 5시간45분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3일 오후 6시31분에 시작, 4일 0시22분에 끝난 만큼 정확히 5시간51분이 걸렸다.

사상 최장이닝 0-0 경기라는 기록도 수립됐다. 1986년 7월27일 당시 청보 핀토스와 해태 타이거즈간 경기가 15회 연장끝에 0-0 무승부로 끝난 것이 이전 기록이었지만 이날은 무려 17회 말까지 0-0의 행진이 계속됐다.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도 세워졌다. 이날 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38개의 탈삼진이 나왔다. 이전까지는 1997년 4월12일 한화 이글스와 OB 베어스 경기에서 나온 35개가 최다였다.

이와 함께 한 경기 개인 최다타석 기록도 나왔다. 두산의 1~3번인 이종욱,고영민,김현수는 모두 9번이나 타석에 들어섰다. 기존 기록은 8타석으로 2001년 당시 두산 베어스 소속이던 정수근 등 모두 3명의 선수가 기록한 바 있다.

사상 첫 18회 경기를 치르다 보니 웃지 못할 장면도 나왔다.

연장 15회까지는 전광판 점수판에 기록이 됐지만 연장 16회부터는 전광판 바로 옆 화면에 이닝과 점수 등이 표시됐다. 두산은 끝까지 남아 응원해 준 관중들에게 패스트푸드 세트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쿠폰을 나눠주기도 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지지 않겠다는 양 팀의 각오가 묻어난 경기였다. 특히 후반기 개막 이후 7경기에서 1승 6패의 부진으로 4위까지 처지며 5위 삼성 라이온즈에 1.5경기까지 쫓긴 한화는 무려 7명의 투수를 투입해 승리를 위해 `올 인'했다.

두산 역시 이날 패한 롯데 자이언츠와 2경기 차로 달아나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루한 0의 행렬이 17회까지 이어질 정도로 타자들이 무기력한 공격력을 보이면서 경기의 재미는 반감된 듯한 인상도 있었다.

베이징올림픽 야구 경기에서 처음 도입된 일명 `승부치기'를 국내 프로야구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한 번 떠올릴 법도 한 경기였다.

한편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최장 이닝 경기는 1920년 보스턴 브레이브스와 브루클린 다저스간 경기에서 나온 26이닝으로 당시 두 팀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1942년 5월 24일 다이요(현 요코하마)-나고야(현 주니치)전이 연장 28회까지 간 끝에 결국 4-4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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