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고 김수환 추기경 인연 30년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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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부사장시절 병원 지어 카톨릭에 운영 의뢰
▲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후보 시절 서울 종로구 혜화동 주교관에서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과 지난 16일 선종한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은 이 대통령이 현대그룹에 재직할 당시부터 인연을 맺어 온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과 김 추기경의 인연을 설명하면서 현대 시절의 한 일화를 소개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1970년대 현대건설 부사장으로 재직할 때 근로자들을 위한 병원을 만들면서 김 추기경한테 병원을 위탁관리해 줄 것을 부탁했었다"면서 "이 대통령이 건강이 좋지 않았던 젊은 시절 동사무소 소개로 찾아간 병원에서는 무료환자들을 잘 돌봐주지 않았는데 천주교 병원에선 진심으로 간호하고 돌봐 줘 거기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김 추기경은 "현대에서 병원을 만들면 모두 자신들이 맡겠다고 나설 텐데 어떻게 부탁도 하지 않은 우리한테 오게 됐느냐"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그냥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맡아주면 우리 근로자들이 더 빨리 나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었다고 김 부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이 당시 위탁관리를 부탁했던 병원은 지난 1975년 현대조선 부속병원으로 문을 연 해성병원(현 울산대병원)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그간 공.사석에서 "구청에서 무료입원증을 주며 시립병원에 보내 줘 갔는데 의사들이 무료환자들은 환자취급도 안 했다"면서 "그런데 가톨릭 병원에서는 수녀 간호사들이 얼마나 친절하게 해 주는지 그때 `가난한 사람에게는 친절하게만 해도 병이 반은 낫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말을 종종 해 왔다.

이 대통령은 그 인연을 시작으로 서울시장 재직시절 김 추기경을 자주 찾아가 문안인사를 했고, 김 추기경은 청계천 복원사업을 비롯해 여러 현안에 대해 자문을 해 주고 기도도 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추기경은 청계천 복원 후 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중요한 현안일수록 대화로 푸는 게 좋다"고 거듭 대화를 강조하면서 "나도 청계천을 지나면서 보기는 했는데 한번 직접 내려가 걸어보고 싶다"며 격려의 말을 했었다고 김 부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선거운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김 추기경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일정을 잠시 중단한 채 병문안을 했고,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직접 또는 참모진을 통해 여러 차례 김 추기경이 입원해 있던 병원을 방문, 쾌차를 기원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 대통령에게 김 추기경은 어려울 때마다 기도로 큰 힘과 위로가 된 분이셨다"고 말했다.
<청와대=강영진 기자>yjkang@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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