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가 아닌 리더십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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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TV에서 한 한국 여학생이 미국대학의 학생회장으로 추대된 이야기를 보았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된 장면이었는데, 활발해 보이는 한 백인 여학생이 한국 학생의 리더로서 뛰어난 능력에 대해 열거하는 중에 거론한 ‘She can inspire the others’라는 자질이 마음에 와 닿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정신적 의미의) 힘을 불어 넣어주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영어 표현으로는 자주 등장하는 표현인데,문득 필자는 학생들에게 그런 자질이 있음을 칭찬해 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리더십 부재에 대한 자책감이 들었다.

요즘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교에는 총학생회장 자리가 공석이다. 그런 사실이 본인의 입장에서는 몹시 마음에 걸린다. 교사라는 자리는 속성상 기본적으로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고 직업이지만 봉사심을 필요로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학생들이 그 자리를 선택하기를 꺼려한다니…. 다른 사람들에 대한 봉사가 평가받지 못하는 분위기, 책임을 감당하려 하지 않는 분위기가 안타깝다.

본인의 전공분야가 아닌 ‘리더십’에 대해 좀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에서 찾아 보니 ‘리더십’이란 ‘집단의 목표나 내부구조의 유지를 위하여 성원이 자발적으로 집단활동에 참여하여 이를 달성하도록 유도하는 능력’으로, 최근에는 경영 관리면에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대학개혁을 기업개혁과 같은 시선으로 보는 최근의 개혁 방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지만 기업경영에서 강조하는 리더십 배양은 학교 사회에서도 강조해야 할 중요한 자질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리더십은 개혁을 주장하는 모든 정책 결정 집단에 요청되는 자질로, 말로만 ‘민주적 절차’를 내세우지 말고 리더의 위치에 있는 자는 구체적으로 해당 정책의 영향을 받는 실무 구성원의 건전한 의견 표명을 적대시하는 자세부터 고쳐야 한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사용안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에는 지배의 역할이 아닌 리더의 역할이 요청되고 있지만, 역할 수행을 제대로 담당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동일 인터넷 사이트에 제시된 셀즈닉의 리더와 관리자의 차이가 일상생활 속에서 리더십이 요구되는 성인 모두와 NEIS 현안 담당 관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옮겨 보면, ‘리더는 혼란과 결함을 인내하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 성급한 판단을 피하면서 해답을 미결 상태로 유보할 각오를 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자들은 질서와 통제를 추구하며 잠재적 중요성을 파악하기 전에 무리하게 문제를 처리한다.’ 교총, 전교조 등이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는데, 그 차이를 조장하지 말고 조정해야 할 당사자들이 관리자적 안목이 아닌 리더십을 견지해서 -경제적 비용은 비용대로 가중부담하게 하면서 사람들의 마음 및 관계까지 만신창이로 상하게 만드는- 비효율적이고 비교육적인 해결책을 반복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우리 사회의 가장 귀중하고 작은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가족집단의 부모들에게서 구성원의 생활 조건 등에 대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든 집단의 장들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지배가 아닌 리더십이라고 판단되며 그러한 자질을 비유적인 한마디로 압축한 것이 ‘a person who can inspire the others(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의 자질)’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본인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교사가 되면 반드시 ‘a person who can inspire the others, not the person who makes the others shrivelled up’, 즉 다른 사람들을 힘빠지게 만드는 자가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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