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훈 "단 한 번의 기회가 오더라도 목숨 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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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롯데자이언츠 '비밀병기' 깜짝 발탁...제주출신 프로야구 스타탄생 기대

“단 한 번의 기회가 오더라도 목숨을 건다는 각오로 방망이를 잡겠습니다”

프로야구 가을잔치가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또 한 명의 제주출신 프로야구 선수가 꿈의 무대에 첫 발을 디뎠다. 바로 그 주인공은 서귀포시 남원읍 출신인 롯데자이언츠의 오장훈(25).

1군에서 단 3게임에 6타석이 전부인 그가 준PO 명단에 오른다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올해 2군 남부리그에서 타율(0.313), 타점(71), 홈런(14)을 비롯해 최다안타(105), 득점(50), 장타율(0.506) 등 타격 6관왕에 오른 그가 로이스터 감독의 ‘비밀병기’로 낙점된 것은 오히려 당연할 것인지도 모른다.

의귀초 4학년 때 담당 교사였던 김진선 교사(제주시교육청 장학사)의 권유로 처음 야구를 시작한 그는 5학년 때 팀이 해체되자 그해 말 혼자 서울로 올라가 영일초에서 감독과 친구의 집을 오가며 생활하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열정의 사나이다.

영남중과 성남고, 홍익대를 졸업한 오장훈은 2005년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등 투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한 2007년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고 연습생과 같은 ‘신고선수’로 롯데에 입단하게 된다. 투수였지만 대학시절 받은 두 번의 팔꿈치수술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아쉬운 마음을 접고 2007년 중반에야 타자로 전향했다.

그는 박정태 2군 코치의 지도아래 수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러나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방출 위기는 겨우 넘겼지만 지난해에도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럴수록 그는 더욱 매섭게 훈련에 매진했다.

마침내 양상문 2군 감독에 눈에 띈 오장훈은 올해부터 2군리그 4번타자로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6월에는 3년 동안의 신고선수 생활을 벗어나 정식선수로 등록된다.

오장훈은 지난 6월 28일 처음 1군 무대에 오르는 기회를 잡게 된다. 당일 아침에 통보를 받고 1군에 합류했고, 그날 한화의 왼손특급 류현진과의 대결에서 3타수 2안타, 9회 1타점 2루타를 포함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오장훈은 “얼떨결에 1군에 올라갔고, 준비도 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쳤는지도 모르겠다”며 첫 1군 데뷔전을 기억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르다. 2군에서 경험도 쌓았고, 나름대로 준비도 했다. 그는 “주위에서도 좋은 기회가 왔다고 많이 말씀해 주신다. 감독님도 한 방을 준비하라고 하신다”며 “언제 나갈지 모르겠지만 한 타석이라도 기회가 온다면 목숨을 걸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어 “한 단계씩 올라간다 생각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1군에서 시작해 팀의 중심타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롯데구단 관계자도 “정말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이고, 기대가 큰 선수”라며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주전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찬스에 나와 큰 것 한방으로 드라마를 연출해 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출신 프로야구 스타이자 올림픽금메달리스트 강민호(24.롯데)가 부상으로 준PO에 출전할 수 없지만 오장훈의 등장은 제주 야구팬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오장훈은 남원읍 한남리에서 감귤 농사를 짓고 있는 오병국씨(62.남원감협단지협의회장)와 현행자씨(53)의 2남 중 막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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