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당에 씨 뿌리는 '영등할망' 현실에 불러내
바당에 씨 뿌리는 '영등할망' 현실에 불러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민요패 소리왓 28일 문예회관 소극장서 신화시리즈 5탄 '…바당절소리'

2월 제주에 매섭게 부는 바람의 정체는 뭘까. 민요패 소리왓이 제14회 정기공연으로 28일 문예회관 소극장무대에 올리는 소리판굿 ‘보름질 구름질로 드는 영등할망 바당절소리’는 이 물음에서 출발한다.

이때부터 한 달간 바람이 몰아친 후 바다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난다. 제주바다의 생과 사를 관장하는 신이 있으니, 영등할망이다.

해녀와 어부들은 영등 2월이 오면 외래신인 이 영등할망을 경건하게 맞아 제를 올렸다.

이번 소리판굿은 비단 바다사람 뿐 아닌 도민에게 희망전도사로 각인된 영등할망을 신화가 아닌 현실에 불러 의미를 되새긴다.

#앞 풀이 ‘제주바다’. ‘금은보화’가 온통 널린 바다 밭이 어린 해녀들에게는 마냥 신기하다.

#첫째마당 ‘바다 길 닦기’. 영등이월 초하룻날, 해녀와 어부들은 영등할망을 맞이할 상에 올릴 각종 해산물과 고기를 잡느라 분주하다. 바닷길(바당질)을 청소하느라 모두 여념 없다.

#둘째마당 ‘영등할망 제주에 들다’. 꽃샘추위로 상징되는 영등할망의 변화무쌍한 모습이 영등신 7명과 함께 선보인다. 이들은 거친 바람을 몰아치면서도 미소를 띤 채 섬에 상륙한다.

#셋째마당 ‘영등할망 제주를 귀경하다’. 바람길 구름길로 온 영등할망 곁엔 동풍이 동반되나 봄기운도 묻어난다. 할망은 인간과 만물에게 바람의 매서움, 살랑댐을 동시에 보여준다.

#넷째마당 ‘영등할망 외눈백이에게 갈갈이 찢기다’. 해녀와 어부는 매일 칠성판을 등에 지고 저승길문턱을 넘나든다. ‘외눈백이’는 무시무시한 돌풍이 배를 뒤엎는 공포를 비유한 말.

#다섯째마당 ‘영등할망 제주바당에 씨를 뿌리다’. 할망은 제주바다를 갈아엎고 미역씨를 뿌린다. 도민들은 내년을 기약하며 바람처럼 떠나는 할망에게 제 드리고 풍농과 안전을 빈다.

이번 공연은 삼승할망과 설문대할망, 자청비, 녹디생이에 이은 민요패 소리왓의 신화시리즈 5탄이다. 해녀의 삶과 그 터전인 바다를 사랑하는 도민의 마음을 녹였다는, 연출의 변이다.

공연시간 3.7시 2차례. 1만원(사랑티켓 예매 시 3000원). 문의 (721)4967, 016-633-7929.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