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복은 평소 무리를 지어서 평화롭게 풀을 뜯다가도 보다 큰 무리가 되면 이상한 행동을 한다.
무리가 커지면 맨 마지막에 따라가는 양들은 풀이 거의 남지 않아, 조금이라도 먼저 앞에 나아가서 풀을 뜯으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모든 양들이 뒤처지지 않으려고 조금씩 앞으로 다가가기 시작하면 마침내 앞에 섰던 양들이 뒤질세라 또 뛰기 시작한다.
전체 무리들이 한번 뛰기 시작하면, 수천 수만 마리의 양떼들이 질풍노도에 같이 앞으로만 달려가고…, 쉴 틈도 없으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산과 늪을 계속 뛰기만 한다. 결국 해안에 도달하게 되는데, 수천 수만 마리의 양떼들은 빠른 속도로 달려왔기 때문에 갑자기 정지할 수 없어 모두 바다로 뛰어들어 죽게 된다.
이름하여 스프링 복의 몰락이다.
▲지난 5일 노대통령이 한 TV에 출연,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 이후 이에 동조하거나 반대하는 행동들이 즉각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국보법 위반 혐의 기소자 재판거부, ‘원로교사모임’의 과거 참회, ‘김일성 일가족의 전설집’ 홈페이지 게재 등에 맞선 보수단체들의 수위 높은 대응이 뒤따랐다.
여기에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 당론을 결정하자 한나라당 박근혜대표가 대표직을 걸고 폐지를 막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어 원로인사들의 시국선언문 발표, 종교단체 원로들의 고언(苦言)에 진보성향 원로들의 국보법 폐지 공동선언 발표로 맞불을 놓은 상태다. 노대통령의 국보법 폐지 발언이 보름 여 기간이 지났지만 지금 이 세상은 ‘폐지’와 ‘반대’로 양분, 두 무리로 나눠 어딘지도 모를 바다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형국이다. 뒤 돌아 볼 겨를도 없어 스프링 복처럼 그저 바다를 향해 뛰고 만 있는 것은 아닌지 정치권은 한번 뒤 돌아 봐야 할 때다.
스프링 복의 몰락은 아프리카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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