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들은 아시아태평양권역의 지역본부 후보지로 우리나라에 대해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중국 상하이 등에 비해서도 낮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지난 6월 지멘스 등 다국적 기업 지역본부 50곳을 상대로 지역본부로서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호주, 한국, 말레이시아 등 6개 지역의 선호 순위를 설문조사한 결과 홍콩을 1순위로 꼽은 응답자가 26.1%로 가장 많았다고 17일 밝혔다.
이어 싱가포르(23.9%), 상하이(21.7%), 호주(19.6%), 말레이시아(8.7%)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으나 우리 나라를 꼽은 응답자는 아예 없었다.
그러나 2순위로 우리나라를 꼽은 응답자는 7.1%였고 3순위 18.6%, 4순위 45.0%, 5순위 17.9%, 6순위 7.9%의 응답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선호도 순위를 평균(최고 1순위, 최저 6순위)으로 환산하면 우리 나라의 평균 순위는 3.97로 홍콩(2.19), 싱가포르(2.62), 상하이(2.98)보다는 뒤졌지만 호주(4.27)나 말레이시아(4.55)보다는 높았다.
아울러 우리 나라에 대한 투자는 42%가 계획이 있는 것으로 답했다.
한편 응답자들은 제시된 22개 항목의 지역본부 입지 결정요건(5점 척도 평가)에 대해 정보통신 인프라(4.51), 신변안전성(4.34), 사회.정치 안정(4.27), 금융인프라(4.23), 투명성(4.21), 노동유연성(4.18) 등을 중요 요인으로 꼽은 반면 외국인학교(3.59) 등은 비교적 덜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했다.
같은 요건별로 최상위국에 비해 한국의 경쟁력 정도에 대해서는 정보통신 인프라(4.20), 교통인프라(3.86), 기술개발(3.66), 금융인프라(3.65), 사회.정치 안정(3.57) 등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영어 구사력(2.95), 노동유연성(3.09), 출입국 용이성(3.11), 외국인학교(3.11), 투명성(3.12) 등은 상대적으로 평가가 나빴다.
KOTRA 관계자는 “우리와 유사한 입지 조건으로 인식되는 상하이와의 지역본부 유치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중요한 입지 결정요인이면서 우리에 대한 평가가 나쁜 분야부터 투자환경을 조속히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