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문화의 관광자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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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세종 때 제주도에 부임한 기건(奇虔) 목사는 눈보라가 매섭게 몰아치던 어느 날 한 바닷가 마을을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 눈앞에 거의 발가벗은 여인들이 그것도 한창 어린 소녀에서 나이든 할머니들까지 떼를 지어 시퍼런 바닷속으로 풍덩풍덩 뛰어드는 것을 보게 되었다. 너무나 충격적인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던 기건 목사는 “이 엄동설한에 발가벗고 바닷물 속으로 떼 지어 뛰어들다니! 제주에는 왜 이리 미친 여자들이 많은가?.”라며 어리둥절해했다고 한다.

해녀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제주도와 일본에만 있는 삶의 현장이자 문화이다. 해녀의 역사가 제주도와 일본 중 어느 곳에서 먼저 태동이 되었는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집중적인 해녀의 분포도나 활약상이 우위로 나타나고 있는 제주해녀가 단연 눈길을 끌고 있다. 그래서 제주해녀의 역사성과 생활상은 흥미로운 대상이자 지역자원인 것이다.

제주해녀들은 일찌감치 복수직업(dual job)을 가지고 있었다. 중산간마을 여성들의 단일직업에 비하면 고되었지만 경제적 여유 면에서는 한결 나은 편이었다. 아직도 해안가마을 여성들이 보다 독립심이 강하고 강인한 점이 남아있는 것은 그런 영향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아침 일찍 밭에 나가 김을 매다가 물때가 되면 바닷가로 떼 지어 몰려가던 모습은 불과 20여년 전만하더라도 해안가 어느 마을에서나 볼 수 있었던 광경이었다.

삼다의 섬으로 알려진 제주도의 해녀는 지로서 훌륭한 소재임이 틀림없다. 그래서 해녀의 관광자원화는 제주도가 풀어야할 가장 시급한 역자원으과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관광자원이라고 할지라도 관광객의 기호에 맞는 상품으로 연출하지 못할 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예컨대 많은 제주 전통문화들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해녀의 수는 1970년도에 1만4천여 명에서 2003년 현재 5천 6백여 명으로 감소되었다. 그것도 85%가 50세 이상인 점을 감안할 때 지금부터라도 그 보전방안에 대한 공동관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도 지자체차원에서는 해녀들의 일터인 마을어장을 보존하기 위해 패조류 투석사업과 전복종패사업, 녹음어장 복원사업 등이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해녀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직업인으로서의 긍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문화혜택과 복지대책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제주해녀의 전통적인 유산을 인위적으로 보전계승 시키는 일은 쉽지가 않을 것이다. 이미 해녀 수의 급격한 감소와 고령화는 해녀가 하나의 직업군으로 존속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힘들게 수산물을 캐던 1차 산업 형태에서 벗어나 관광과 연계한 서비스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해녀마을 테마공원은 그 한 예다. 연중 상설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하여 제주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있는 유일무이한 공연문화와 체험문화의 장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해녀보전이 단순한 행정지원의 인위적 해결보다는 관광자원화를 통하여 소중한 삶의 현장을 보여주면서, 지역소득도 올릴 수 있을 때 비로소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당연히 여기에는 행정기관의 지속적인 문화마인드와 지역주민의 경영마인드가 합일치 될 때 그 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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