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매매를 둘러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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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3일부터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법’과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법’이 시행되자,성매매문제는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포주단체와 성매매여성에 의한 대규모집회가 몇 차례 열렸고,이는 성 산업 종사자의 생계대책문제,나아가서 서비스업소의 경기침체에 대한 공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성매매와 관련하여 여성운동단체들은 쓰라린 기억을 지니고 있다. 2002년 1월29일 벌건 대낮에 군산시 개복동에 위치한 단란주점에서 일어난 화재는 불과 15분만에 진화되었으나, 감금되어 있던 어린 여성 14명이 죽음을 당하는 비극이 있었다. 이 지역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대명동에서 유사한 화재로 5명의 여성이 목숨을 잃은 지 불과 1년 여 만에 다시 재발한 사건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직업소개소를 찾아갔다가 인신매매를 통해 유흥업소로 팔려온 보통 가정의 딸들이었다. 개복동 현장에서 열린 영결식에 참석한 가족과 여성들은 회한의 눈물 속에서 이 가엾은 영혼들을 떠나보냈다. 이 사건은 여성단체들이 성 매매 여성의 인권문제에 뛰어드는 촉발제 역할을 하였다.

과거의 윤락행위방지법 하에서도 성 매매는 불법이었다. 그러나 지난 9월23일에 제정된 새 법의 특징은 성 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실질적으로 규제하고,`성매매피해자’ 개념을 도입하여 과거와는 달리 성 매매를 강요당한 자가 형사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고,성 매매여성을 옭아매는 채권무효조항을 강화하고,성매매 피해자를 위한 긴급구조,법률 및 의료지원,직업훈련,자립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국가가 지원하는 데에 치중하고 있다. 이렇게 이 법이 여성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좋은 취지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이 법의 시행이후 논란이 무성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성 매매가 일상화되어 있어,최소한의 단속에도 남성국민의 일상 생활이 즉각적인 타격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십 수년 전 외국인에게 한국은 `고아와 포니 자동차를 동시에 수출하는 기이한 나라’였다. 지금도 여전히 한국은 `반도체 수출 1위이면서 동시에 성 매매 여성이 100만을 넘나드는 이상한 나라’이다. 2001년 여성단체에 의해 이루어진 경기도 지역에 대한 조사에서는 성매매여성은 경찰이 추산하는 통계치의 7배에 이르렀다. 이 수치는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달성한 한국이지만,여전히 정상 국가의 반열에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느 OECD국가도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성 매매가 진행되지 않는다. 1991년 이화여대가 대기업 사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남성의 63.7%가 성 매매경험을 말하고 있고,이는 지난 15년 사이에 현저히 확대되었다.

혹자는 성매매 금지가 경기침체에 일조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회식비로 지출하는 24조원이 만약 사원복지나 기타 의미 있는 문화활동에 쓰인다면,이는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다른 방식으로 경기진작에 기여할 수 있다. 더불어서 현재 여성운동이 하고 있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운동’이 보다 확산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문제가 되고 있는 성 매매여성의 생계문제는 정부와 여성단체가 힘을 합해서 해결해 가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먼저 여성운동단체들을 성 매매 현장에 투입하여,성 매매를 벗어나기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생계비와 쉼터 입소,기술훈련 등을 지원하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고,현재 이런 사업을 구체화하는 방안이 준비되고 있다. 또한 여성부 역시 긴급재원을 확보하여,탈 성 매매여성의 재적응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여성단체나 시민운동단체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할 사업은 직장문화나 여가생활을 의미 있게 재창출하려는 노력이다. `건전한 회식문화 만들기 운동’을 포함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동체문화를 위한 장을 열어가야 한다. 이미 여러 기업이 여성단체와 함께 건전한 회식문화를 만드는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서구 선진국과 비교하자면,국민이 즐길 수 있는 여가문화가 한국에서는 철저하게 개인화돚상업화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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