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성 치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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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웅(일반외과 전문의)
A씨는 항문에 뭐가 생겼다며 진료실로 들온다. 3일전부터 새끼손톱만한 혹이 항문에 생기더니 아프기도 하면서 걸리적 거린다고 한다.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전혀 나아지지가 않는단다. '치질에 걸린 것이 아니냐'며 해결해 주기를 원한다. 검사해보니 혈전성 치핵이다.

항문주위 피부에 둘러싸여 마치 둥그런 혹같이 보이거나 또는 퍼렇게 멍든 것 마냥 보이는 혈전성 치핵은 흔히 환자들로 하여금 수술을 요하는 악화된 치질로 오인이 되곤 한다. 발생기전으로는 치핵을 구성하며 항문주위로 풍부하게 분포하는 혈관 중 일부가 파열되면서 흘러나온 혈액이 뭉쳐 혈종을 만들며 발생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항문주변의 압력이 증가하면서 같이 증가하는 혈관 내의 압력 때문인데 교과서적으로는 괄약근압이 비정상적으로 증가되어 있어 치열과 동반되는 경우도 있고 변비가 심하여 변기에 오래 앉아있음으로 골반저를 포함한 항문의 압력을 오랫동안 증가시키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문진을 해 보면 많은 경우에서 혈전성 치핵이 발생하기 전 날 술을 많이 마셨다거나 며칠 동안 스트레스가 상당했다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A씨의 경우도 문진시 발병전날 술을 좀 많이 마시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그러했다고 한다. 결국 몸의 육체적 피로가 급격히 쌓이는 경우 혈전성 치핵의 발생률이 높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겠다. 어린 아이에게 혈전성 치핵이 발생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종종 유아기적 여러가지 이유로 배변에 장애를 경험했던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잘못된 배변습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항문이 몸의 피로도에 민감한 기관이다 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런 여러가지 육체적 스트레스가 항문의 긴장감을 높여 혈전성 치핵을 만들어낸다고 생각된다.

혈전성 치핵은 항문주위 농양이나 감돈치핵과는 다르다. 항문주위 농양은 열이나 오한등의 전신발열증상을 동반하는 반면 혈전성 치핵은 전신증상은 거의 없다. 감돈치핵은 탈출과 정복이 반복되던 중등도 이상의 내치핵이 정맥울혈과 부종을 동반하며 항문밖으로 탈출된 상태에서 정복되지 않는 상황을 말하는데 이는 혈전성 치핵보다 통증이 심하여 때로는 걷지도 못할 만큼의 참을 수 없는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피하조직등의 연부조직에 국한된 우리 몸의 혈종은 대개 시간이 지나면 흡수되어 사라지기 때문에 혈전성 치핵도 시간이 지나며 대부분 사라진다. 하지만 크기가 너무 크거나 2주 이상 대증치료를 시행함에도 혈전성 치핵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환자들이 혈전성 치핵을 주소로 병원을 찾을 때에는 생긴지 대략 2,3일이 지난 시기인데 이 때에는 혈전성 치핵에 의한 통증과 불편감이 거의 최대치에 달할 시기다. 따라서 병원에 가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에 병원문을 들어서게 되는 시기이기도 한데 이 시기가 지나면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좋아지는 시기인지라 앞에서 말한 특별한 소견이 아니라면 수술적 치료는 대부분 시행하지 않는다.

대개 발생 4일 정도가 지나면 점점 불편해지던 증상은 좋아지기 시작한다.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는 혈전성 치핵은 7-10일이 경과하면 거의 다 사라지게 된다. 그간의 치료는 대증치료요법으로서 통증을 줄여주고 회복을 촉진시키는 좌약연고나 진통제등을 사용할 수 있고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좌욕을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2주간의 대증치료요법에도 사라지지 않는 혈전성 치핵은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국소마취를 이용한 혈전제거술로 아주 간단한 시술로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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