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인권수사’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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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범죄피해자 조사실이 인권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한다.

제주경찰서가 엊그제 피해자가 경찰에 와서 조사받는 대신 경찰이 피해자를 찾아가 조사를 하는 새로운 개념의 ‘이동식 피해자 조사실’을 마련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수사관행의 전면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동식 피해자 조사실은 무엇보다 피해자의 인권침해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다.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 피해자 신원노출을 방지하고 상담조사와 의료기관 후송 등 원 스톱 서비스 기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승합차량을 개조해 만든 이 이동식 피해자 조사실은 피해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상담. 조사를 하도록 함으로써 인권보호는 물론 조사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높일 중요한 변화다.

특히 성범죄 피해자의 경우 여성 경찰이 탑승해 피해자가 원하는 장소를 찾아가 조사. 상담을 하도록 한 것 역시 평가 할만 하다.

과거 성범죄 피해자를 경찰에 나오도록 해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두 번 세 번 울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동식 피해자 조사실은 이 같은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해소시켜 줄 것이다.

사실 그동안 범죄조사에 있어서 인권보호의 관심은 피의자, 즉 가해자쪽에 쏠려 있었다.

피의자들이 수사과정에서 받는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문제가 우선적 관심 대상이었다.

상대적으로 피해자의 인권은 관심 밖에 있었다.

경찰수사는 실체적 진실을 찾아내기에 앞서 피해자 인권보호에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그동안은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명제의 조화는커녕 아무래도 전자쪽에 무게를 둔 게 사실이었다.

이젠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면서 진실을 캐내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제주경찰이 스스로 피해자 인권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은 반갑다.

인권수사는 경찰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리면서 동시에 수사권 독립을 이뤄낼 수 있는 수단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동식 피해자 조사실이 외형만큼이나 인권수사의 내실을 기할지 우리는 지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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