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방과후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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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사(私)교육’이 크게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벌써부터 사설학원들은 주5일 수업제를 이용한 별도의 특별반을 준비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사교육확산을 막기 위해 ‘방과후(放課後) 학교’ 제도를 도입, 사교육 욕구를 학교내로 흡수하고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교육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방과후에 수준별 보충수업이나 수준별 이동수업으로 공교육의 위기를 해결하자는 취지인 것 같다.

하루의 정해진 수업을 마치고 난 후 이를 수준별로 보완하는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겠다는 말인 것 같은데, 매우 생경해서 이해하기 쉽지 않다.

어떻게 수준별로 보충수업을 하겠다는 말인지 학교에 공설학원을 차리겠다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

방과후에 특기 특별활동이면 모를까 사설학원과 비슷한 제도를,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 다시 차린다는 것이라면 어려운 일이다.

사교육의 확산을 막기는 해야겠는데 뾰족한 수가 없으니 학교 수업의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이런 기막힌 대책이 나오는 것이다.

방과후 수준별 수업에 대해 학부모들은 반대해야 할지, 반가워해야 할지 그것부터 혼란스럽다.

사교육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찬성하는 학부모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 대책은 큰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방과후 수준별 수업의 질이 얼마나 보장될 것이며 실제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이 수업을 선호할 것인지 의심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반면에 학교교육이 잃을 것은 적지 않다.

학교는 방과와 방과후 교육과정 운영에 혼란이 올 것이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이를 어떻게 바라볼지도 걱정이다.

혹을 하나 떼려다가 혹을 하나 더 붙일 수 있다.

기왕에 방과후 학교를 꼭 차리려한다면 부작용이 최소화하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몸 전체가 튼튼한 게 중요하듯이 우선 정규 수업을 강화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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