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로 들통 난 모범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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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올해 모범음식점 재지정 심사를 벌여 기존 325곳 가운데 기준을 위반한 36곳을 퇴출키로 결정했다.

위반업소가 한 두 곳이어도 문제일 터, 그 실태가 9곳당 1곳이라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이들이 무궁화 간판을 떼이게 된 이유도 가관이다.

조리장 위생상태 불량, 업소 안팎 환경 불결, 종사자 위생상태 불량, 식단개선 미실천, 무표시 제품사용, 조리기구 청결 부실, 화장실 청결관리 미흡 등 가지가지다.

식단문화 개선과 위생문화수준 향상이란 모범음식점 지정 취지가 실종된 것이다.

한마디로 이들은 ‘사이비(似而非)’ 모범음식점이었다.

이는 제주시 문제만이 아니다.

서귀포시내 모범음식점 72곳 중 절반에 가까운 30곳도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도 전역에 걸쳐 간판만 단 모범음식점이 수두룩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들은 상수도 사용료 감면, 쓰레기봉투 지원, 식품진흥기금 저리(3%) 융자, 1년 위생검사 면제 등 행정당국의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 받아왔다.

겉과 속이 다른 업소들의 잘못된 행태에 벌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도민과 관광객들이 속아온 것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모범음식점 기준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정직한 업소들에도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세계적 휴양 관광지를 표방한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당국이 사후 관리를 외면한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실한 모범 업소의 간판을 내리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원천 해소되지 않는다.

한번 모범업소로 지정되면 영원히 무궁화 간판을 단다는 의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업소들의 안일한 기득권 의식을 확 깰 수 있어야 한다.

현행 모범음식점 관리체계를 전면 뜯어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당국은 모범업소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되, 그 관리. 감독은 시민사회단체 등 외부 비영리 단체에 맡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시점이다.

당국은 도민과 관광객들이 모범음식점 간판을 믿고 음식을 즐길 수 있어야 ‘선진 제주’가 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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