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에 봄은 안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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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제주도가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청룡만리”인 돌(밭)담 옆 여기저기 퇴비포대가 널려 있다. 대학로에 벚꽃이 화창하게 피었고, 들판이며 양지바른 언덕에 푸른 새순들이 빼곡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지난겨울은 예년에 없이 많은 눈이 내렸고, 유난히 추웠다. 심상치 않은 추위에 우리에게 다시 봄은 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 자연의 봄은 왔건만 경제의 봄은 언제나 올는지 마음 한 구석이 편치가 않다.

소비심리는 완연한 봄이라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겨울이다. 전년도에 우리 경제가 이룩한 4.6%의 성장은 수출에 기인한 것이지 내수는 아니다. 한마디로 수출 하나 갖고 먹고 산 한해였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의 경제환경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그 이유는 수출에 악재인 원화가치 상승과 사상 초유의 고유가, 악화일로의 원자재난 등 외생변수의 악화이다. 괄목할 만한 내수 진작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수출증가세마저 둔화되면 우리 경제는 다시 바닥을 헤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난 달 전국실업률이 4년 만에 최고치인 4%를 기록하였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대졸취업난 심화로 8%대를 넘어섰으며, 이로 인해 내수소비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 경제를 짚어보자. 우선 수출증가로 인한 제주지역경제의 기대효과는 거의 제로이다. 더욱이 지난해 제주지역의 전체 실업률은 2.4%이고, 청년실업률은 6.5%이다. 그동안 제주지역의 실업률이 낮았던 것은 1차산업 분야에서 실업을 많이 흡수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국제자유도시의 추진과 함께 1차산업에 불어 닥친 구조조정으로 인해 향후 실업률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실업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한해에 6,000여명의 젊은이들이 대학 문을 나서고 있으며, 이들을 소화시킬 마땅한 직장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처방이 나와야만 이 사회가 안정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저명한 경제학자가 자신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기 위한 만찬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제적 진리야 많지만,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도록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그러나 그것들도 결국 따지고 보면 역사를 통해 거듭 증명되어온 한 가지 단순한 사실로 귀결된다. 즉, 세상에는 공짜 점심이란 없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대가를 치루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처한 경제위기는 신념을 갖고 얼마나 많은 땀과 시간을 투입하느냐에 달려있다.

영국의 유명한 역사학자 토인비는 “역사는 언제나 싸움을 걸어오며, 이것을 역사의 도전이라고 한다. 사람은 이 싸움에 대해서 대처하여야 하는데 이를 역사의 응전이라고 한다. 개인이나 국가나 간에 이 도전에 대하여 어떻게 응전하느냐에 따라서 흥망과 성쇠가 결정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는 과거에 감귤값이 금값인 시절에 산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영화를 잊고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뛰어야 할 것이다. 향후제주국제자유도시는 외부로부터 많은 도전을 받을 것이다. 이들 도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훨씬 즐겁고 한층 높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벌써부터 축 처져서는 안 된다. 새봄, 어깨를 쭉 펴고 힘차게 발을 디디면 길이 보일 것이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이 고슴도치와 같은 경쟁력을 갖는 것이 제주지역 경제가 살 길임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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