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품의 저온유통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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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이미 맛, 편의성, 건강 지향으로 식품의 소비를 바뀌었다. 편의성의 추구는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일반 과일이나 채소에서도 신선편이식품의 일반화로 전환되었다. 건강을 지향하는 경향은 웰빙 바람과 더불어 친환경농업의 수요를 증가시켰다.

경제발전에 따른 구매력의 증가로 맛에 대한 선호도가 두드러져, 고품질의 신선한 농산품이 아니면 판매에 어려움을 줄 정도로 바뀌었다. 저장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으로 한정이 되며,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상품이 되어야 하기에 브랜드가 필요하며 품질관리가 중요하다. 아직도 생산자 중심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제주농업의 활로를 찾기 위하여, 이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고 유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로서 하우스감귤의 경우를 들어보자. 우선은 품질이 좋은 감귤을 생산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수분스트레스를 주며 재배관리를 잘 하면 맛은 좋아지는데, 생산량이 적어지고 가격차별화가 뚜렷하지 않아 손해를 보는 것 같아 적당히 키운다. 생산기술을 몰라서가 아니라 당장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최소한 12oBrix 이상이 되어야 하는 데도, 당도가 낮고 산 함량이 많은 하우스감귤은 소비자 외면하게 되고 가격상승에 걸림돌이 되어 돌아온다.

그나마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연합사업팀은 항공운송에 따른 물류비용은 줄이고, 작업의 기계화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냉장차를 이용한 해상운송 시범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이미 보편화되어있는 유통체제이며, 당연히 우리도 바꿔져야 하는 저온유통체제인 데도 아직은 각 지역농협에서의 협조가 기대치에 미치지 않은 듯하다.

물론 아직은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선 구매처에서 미리 주문이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저온유통체제 시스템 전체가 개선해야 하는데 부분적인 변화만으로 효과가 크지 못한 점도 있다. 수확 후 관리기술에 대한 검증작업과 더불어 포장작업환경, 냉장운송 후 도착지에서의 품질관리 등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냉장운송을 통한 저온유통체제는 기대가 큰 만큼 성공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금까지 농업분야가 정부의 보호 아래에서 오랫동안 길들여져 왔던 타성에서 벗어나,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농업인 스스로의 자구노력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인식개선이 요구된다. 우리보다 훨씬 먼저 무역자유화를 겪은 일본의 농민은 아직도 잘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농업은 계속하여 지속될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한다.

어느 시각에서 문제해결을 추구하는지가 관건이다. 농산물이 아니라 농산품이 되려면 소비자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으로 만들려면 신선하고 품질이 좋은 상품이어야 한다. 우선은 12oBrix가 넘는 감귤을 생산하고, 일정한 품질의 감귤로 표준화하여 포장하고, 운송과 판매에 이르는 과정을 저온으로 하여 신선도를 유지하며 소비자에게 전달된다면 문제는 모두 해결된다.

이에 필요한 생산, 수확 후 관리, 물류, 유통 등에 협력체제가 이루어진다면 감귤산업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일시적이고 나만을 위한 이익추구가 제주농업 전체에 걸림돌이 되기에, 이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 행정 주도의 규제가 아니라 자율적 동참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의 타성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규제와 더불어 엄격한 시행이 이루어져야 상호신뢰가 성립된다.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일부 중국산 농산물의 국내 시장에서의 범람은 중국의 책임보다는 우리의 인식에 문제가 있으며, 일본의 저력은 스스로 만든 법을 철저히 지키려는 기본자세에 있지 않을까 싶다. 제주농업의 현안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어디에도 없다. 지금까지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제시된 해결방안들을 스스로 지키려는 노력과 더불어 공동의 협력 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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