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못해 하늘서 맴돌아
승객 불편·안전 사고 우려
태풍급 강풍에 항공기 수십여 대가 제주공항 주변 하늘을 줄줄히 배회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강풍특보가 발효된 제주에서 태풍에 버금가는 돌풍이 몰아치면서 항공기 수십여 대가 제주 상공을 선회하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제주국제공항에서는 강풍과 급변풍(윈드시어) 특보가 발효되면서 제주를 기점으로 한 항공기 200여 편이 지연 운항하고 10여 편이 결항했다.
이날 제주공항에는 태풍과 맞먹는 순간 최대풍속 초속 24.8m의 강풍이 불었다. 실제로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살펴보면 매시간 마다 강한 바람과 돌풍 탓에 미처 착륙하지 못하는 항공기 수십여 대가 제주 상공을 빙빙 맴돌았다.
이날 오전 9시 김해국제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대한항공 KE1003편은 제주공항 급변풍으로 착륙에 잇따라 실패해 다시 이륙하는 절차인 ‘고 어라운드(Go around)’를 하면서 장장 2시간 동안 상공을 헤매기도 했다.
항공기가 운항 시간을 넘겨 공항 인근 하늘을 배회하는 것은 승객에게 불안감을 초래한다. 또 공항 주변 하늘에 항공기가 줄줄이 배회하는 것은 항공기의 안전 운항에도 문제가 된다.
강풍 등 변화무쌍한 날씨로 인해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한 경우 조종사와 관제사 등이 잠시 한 눈이라도 팔았다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제주항공청 관계자는 “기상 악화 시 항공기 조종사들이 강풍 뿐 아니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구름를 피하기 위해 공항 활주로 유도선 외곽을 도는 경우가 많다”며 조종사들에게 공항 기상정보를 계속해서 제공하고,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