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응급실'...소중한 생명 구하러 오늘도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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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문화확산 기획] 안전 제주 우리 손으로 ① 닥터헬기의 활약상

하늘을 날아다니며 응급상황에 처한 환자들의 생명을 유지하며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하는 ‘날아다니는 응급실’ 닥터헬기가 제주에서 운영된 지 1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제주에 배치된 닥터헬기는 지난 1년간 제주 하늘을 누비며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닥터헬기는 기내 첨단 의료 장비를 탑재하고, 응급의학 전문의와 간호사 등 전문 의료 인력이 탑승하는 응급의료 전용 헬기다. 헬기에 의사가 동승하는 만큼 사고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는 동안 기내에서 신속한 치료가 가능해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크게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소방과 경찰, 해경이 헬기를 운영하고 있지만 경찰이나 소방헬기들은 재난 구조 등의 특수한 상황에 주로 투입되기 때문에 응급환자 이송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제주지역의 경우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 지역인데다 주변에 부속 섬이 많고 해발 1947m로 높은 한라산에서 발생하는 사고들이 적지 않아 구급차를 운영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할 수 있는 닥터헬기가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국내 닥터헬기는 2011년 인천·전남지역에 처음으로 도입된 후 2013년 강원·경북, 2016년 충남·전북에 이어 2019년에는 경기에 추가 배치됐다.

제주의 경우 2012년과 2018년 두 차례 닥터헬기 도입을 시도했지만, 연거푸 고배를 마시다 2022년 세 번째 도전에 성공하면서 국내에서 8번째로 닥터헬기를 도입할 수 있었다.

▲닥터헬기 운영 1년...환자 이송 32건

지난해 12월 1일 운항을 시작한 제주 닥터헬기는 올해 1월 8일 한라산에서 쓰러진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구조하면서 첫 선을 보였다.

한라산을 등반한 후 하산하던 등산객 A씨(52·충남)가 오후 2시45분께 한라산 해발 1700m 지점에서 가슴 통증과 현기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이에 의사와 응급구조사가 탑승한 닥터헬기가 오후 2시53분께 제주한라병원에서 이륙해 오후 3시1분 한라산 윗세오름에 도착했다.

이어 A씨를 태운 닥터헬기는 제주한라병원으로 이동하면서 심전도와 산소포화도, 혈압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조치했고, 헬기는 한라병원에서 출발한 지 불과 19분 만인 오후 3시12분께 병원에 도착, 환자를 인계했다.

119를 통해 환자 발생 신고가 접수된 지 27분 만에 한라산 고지대에 있던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A씨는 병원 치료를 마친 후 무사히 퇴원했다.

첫 출동을 성공적으로 마친 제주 닥터헬기는 이후 올해 11월 현재까지 총 32번 하늘을 누비며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출동 내역을 보면 추자도 등 도서지역 환자 이송이 17건, 한라산 발생 환자 이송 7건, 기타 8건 등이다.

▲119신고 접수 시 출동...응급처치와 함께 환자 이송

현재 제주에서 운영되고 있는 닥터헬기는 유럽 에어버스사가 개발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제작한 EC-155B1 기종이다.

EC-155B1은 현재 28개국에서 닥터헬기와 경찰, 수색구조용 헬기 등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다른 항공기에 비해 내부 공간이 넓고 꼬리날개가 커버로 보호되고 있어 출동 위험이나 소음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닥터헬기는 365일 낮 시간대(일출부터 일몰 전까지) 배치된 의료기관 반경 운항 가능 거리(130~270㎞) 이내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운영된다.

우선 응급환자가 발생해 닥터헬기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119를 통해 접수되면 운항통제실이 출동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후 탁터헬기는 의사와 간호사 등을 태운 후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환자 인계점에서 환자를 인계받은 후 병원으로 이송하며 헬기 내부에서 필요한 응급처치를 하는 방식이다.

제주에서는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제주한라병원에 닥터헬기가 배치돼 있으며 환자 이송은 헬기 이착륙장이 설치된 제주한라병원과 제주대학교병원 2곳으로 이뤄진다.

또 환자 인계점은 닥터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곳으로 도서·산간 13개소, 체육관 8개소, 학교 9개소, 군·산업체 3개소, 병원 2개소, 전용 헬기장 1개소 등 총 3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성과 적지 않지만 많은 개선도 필요

지난 1년간 닥터헬기가 운영되면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그 중 하나가 헬기를 보관하고 정비하는 계류장 위치다.

당초 제주도는 닥터헬기 계류장을 제주국제공항에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현재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 계류장을 조성·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수망리의 경우 비가 자주 내리고 안개도 많이 발생하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고 출동 대기 장소인 제주한라병원까지 직선거리가 20㎞나 되는 등 닥터헬기를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헬기가 운영되면서 발생하는 소음도 문제다.

헬기의 운영 기점이 되는 제주한라병원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기 때문에 헬기가 뜰 때마다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

아직까지 관련 민원이 많지는 않지만 출동 횟수가 늘수록 민원이 예상된다.

실제 올해 월별 닥터헬기 출동 건수를 보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에는 11건에 불과했지만 7월부터 11월 현재까지 약 5개월간 21건을 기록하는 등 점차 닥터헬기 출동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남원읍 수망리에 위치한 닥터헬기 계류장을 제주국제공항으로 옮기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며 “계류장이 이동하면 헬기 이동시간 단축과 정비 등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닥터헬기 소리가 소음으로 인식되지 않고 생명을 살리는 소리로 인식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등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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