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길 따라 오름 따라 077> 세계자연유산 - 거믄오름 외
 김승태
 2010-01-27 20:32:02  |   조회: 6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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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도에 의하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일부 의원은 ‘제주도 세계유산 보존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마련하고 입법 예고했다고 한다. 즉, 한라산 등 세계자연유산의 체계적인 보존 및 관리를 위한 법적 장치를 구축할 것으로 보아진다. 이 조례안에서 눈에 띄는 것은 ‘관람료 징수’ 조항인데 문제는 관람료 수입 전액을 세계유산의 관리와 보수를 위한 비용으로만 사용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될지 의문이다. 조례안은 현재 입장료(관람료)가 없는 한라산(주차료 징수)과 거믄오름을 유료화하고, 만장굴과 성산일출봉은 어른 기준으로 개인 7000원, 단체 5000원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 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 참여마당의 ‘제주자치도에 바란다’란에 1)잘못 알려지는 올레(제1코스) 2)사라봉공원의 한자표기 3)제2산록도로 4)오름의 이름(산세미오름) 5)御理牧? 6)돈내코코스 안내문 유감 7)거문오름? 8)제주정월대보름들불축제 9)多郞時岳? 10)올레의 폐해 11)종달고망난돌쉼터 등에 제안(질문)을 하니 담당부서별로 성실한 답변을 해주었다. 그 중 세계자연유산과 관련된 내용의 제안과 답변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제안 6) 돈내코 코스 안내문 유감
지난 12월 4일에 15년 만에 재개방하면서 기념행사까지 연 한라산 돈내코 탐방로변에 세워진 안내표석을 보니 제주특별자치도의 행정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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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한라산은 대한민국 사람만이 찾는 산이 아니다. 그런데 안내 표석의 문구는 전부 한글 표기만 있다.
0 또한, 안내 표석에는 현 위치를 중심으로 한라산 등산로 전체를 그려넣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 자주 찾는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초행길 사람들을 생각해 보라
0 안내 지도를 지참할 수 있지만 눈,비,바람 등의 최악의 날씨를 염두에 둔다면 안내 표석은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 방향표기까지 포함된다면
0 현 안내표석은 돈내코에서-남벽분기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벽분기점 그 너머에는? - 세심한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다. 말로만 세계자연유산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 답변) 한라산국립공원보호관리부
0 한라산국립공원에 관심을 가져 주신데 대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0 2009. 12. 4일에 개방한 돈내코 탐방로변 안내표지석은 친환경적으로 개방하기 전 기존에 시설되었던 표지석에 안내표지문을 현재 탐방구간에 맞게 정비한 것이며, 돈내코 탐방로 입구에 등산안내간판을 설치하였습니다.
0 향후 탐방객의 이용편의 및 안전한 산행은 물론 세계자연유산 한라산국립공원에 걸맞은 안내표지판을 시설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0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한라산국립공원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쾌적한 등산문화 공간이 제공될 수 있도록 안내판 시설보완 등 단계적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로 정비토록 하겠습니다.

☞ 제안 7) 거문오름?
천연기념물 제444호(2005. 01. 06. 지정)인 거믄오름용암동굴이 2007년 7월에 한라산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응회환을 포함하여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어 제주 자연의 우수성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런데 자랑스런 세계자연유산인 거믄오름 표기가 우리 국어가 아닌 표기를 위한 표기의 한자어로 표기되고 있음을 볼 때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이 오름은 <거문오름>이 아니라 <거믄오름>으로 표기되어야 한다. 이 오름은,
'숲이 무성하게 덮여있어 검게 보인다고 하여, 이 오름의 굼부리를 거물창(거멀창)이라고 불려지다 오름의 이름으로 확대하여, 고조선 시대부터 쓰여온 신(神)이란 뜻의 검(감, 곰, 굼)에서의 유래 등 여러 설'이 있다. 따라서, 이 오름 이름은 '검+은+오름'으로 분석되고, 중세국어에서는 이어쓰기(연철)를 사용했기 때문에 <검은>은 <거믄>으로 표기했던 것이다. 한자 문화권 시대에 그 누군가에 의해 <거믄>을 한자로 표기하지 못하니 발음이 유사한 거문(巨文)이라 표기하는 어리석음을 범했고 천연기념물과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될 때도 이를 원용해 버린 것으로 보아진다.
- '거문(巨文)오름의 의미가 무엇이냐?' 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 답을 무엇이라고 해야 할 것인지? 세계자연유산을 설명하는 그 어떤 곳에서도 <거문오름>의 유래와 어원을 밝히지 못함은 부꾸러운 일이라 보아진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어원 자체가 불문명한 <거문오름>이라 표기하지 말고 <거믄오름>으로 표기할 용의는 없는지요?

☞ 답변) 자연유산총괄관리부
거문오름의 어원과 유래에 대해 좋은 의견을 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제주의 많은 오름들과 마찬가지로 '거문오름'은 '검은오름', '검은이오름', '거믄오름', '서거문이오름', '거문악'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고 있습니다.
오름의 명칭은 오랜 기간 여러 사람들에 의해 불려오고 전해 내려오기 때문에 이 가운데 어느 것이 맞는 표기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바, 우리 본부에서는 문화재청에 등록된 명칭인 ‘거문오름’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제주 세계자연유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데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제안해 주신 내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작년 한해 한라산과 거믄오름, 만장굴, 일출봉 등 4곳을 찾은 탐방객이 무려 335만 명에 이르렀다고 하니 그 유명세를 실감하고도 남음이 있다. 자연유산 탐방객들에게 관람료를 징수해, 이를 자연유산의 보존 재원으로 재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어찌 보면 탐방객들에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수익자 부담 원칙에도 맞는 일이다.

이와 함께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이름(어원), 유래, 편의시설, 탐방로, 안내문, 홍보물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관람료는 탐방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책정되어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관계당국의 특별 지원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2010-01-27 20: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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