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길 따라 오름 따라 025> 들꽃들의 향연 - 용눈이
 김승태
 2008-11-18 21:20:42  |   조회: 5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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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오르내리다 보면 자연스레 만나게 되는 게 등성이 여기저기에 피어난 들꽃들이다. 그 꽃들을 바라보노라면 자연의 신비스러움, 아니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올해의 초겨울은 전혀 겨울임을 실감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나 포근하다. 날씨 덕분이겠지만 오름 등성이에 피어난 들꽃들은 제자랑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 꽃 이름을 모르면 어떠한가? 겨울의 길목에서 용눈이를 찾아 들꽃들의 잔치(?)에 흠뻑 빠져 듦 그 자체만으로도 삶의 보람을 얻게 될 것이다.

용눈이(용논이 용눈오름 龍臥岳 龍遊岳, 구좌읍 종달리 산 28번지, 표고 247.8m, 비고 88m)는 중산간도로(1136번)와 비자림로(1112번)가 만나는 송당사거리에서 수산리 쪽으로 4.6㎞를 가서 왼쪽(종달리)으로 1.0㎞ 더 가면 오름 입구(오름 표지석)에 이른다. 또한, 이 오름의 남쪽 비탈에 연한 1136번 도로의 제주시/서귀포시 경계 지점에서도 오를 수 있다.

오름 가운데 큰 홈통이 있는데 그 곳이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고 해서 용눈이, 용논이, 용눈오름, 이를 한자로 용와악(龍臥岳), 용유악(龍遊岳)이라 표기하고 있다. 표선면 가시리의 모지오름과 더불어 승천하는 용의 전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오름은 전형적인 제주의 오름이다. 민틋한 비탈의 등성이에 잘 어우러지는 초원과 끊어질 듯하다가도 휘어져 감아 도는 능선과 능선, 그리고 굼부리와 굼부리가 에워싸면서 사방으로 이어지고 있음이 용의 신비스러움과 연계시켰는지도 모른다. 등성이에는 묘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기슭에 세워진 오름 표지석에는,
"남~북으로 비스듬히 누운 이 오름은 부챗살 모양으로 여러 가닥의 등성이가 흘러내려 기이한 경관을 빚어내며 오름 대부분이 연초록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풀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등성이마다 왕릉 같은 새끼 봉우리가 봉긋봉긋하고 오름의 형세가 용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라는 데서 용논이(龍遊), 또는 마치 용이 누워 있는 형태라는 데서 용눈이(龍臥)라고 했는지 모른다. … 오름 기슭에는 용암 부스러기로 이루어진 언덕이 산재해 있다. 지피식물인 미나리아재비, 할미꽃, 꽃향유 등이 자생하고 있다. 오늘날의 지도에는 용와악(龍臥岳)으로 표기하고 있다. 원래 이름은 용논이오름 또는 용눈이오름이다./"라고 새겨 놓았다.

이 오름이 꽃향유(일명 향유화)의 군락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고, 1999년 11월에는 식물학자 이영노 박사에 의해서 신종으로 추정한 한라꽃향유가 발견되어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2008-11-18 21: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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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5 13:15:43
양봉하시는 분들이 좋아하는 꽃향유가 지천으로 깔려 있더군요. 들꽃들의 자태가 아름다운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