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길 따라 오름 따라 026> 눈이 내리면 - 아부오름
 김승태
 2008-11-25 23:07:02  |   조회: 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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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눈이 내려야 제격일 것이다. 눈(snow)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찬 기운을 만나 얼어서 땅 위로 떨어지는 얼음의 결정체를 말하는데 첫눈은 그 해의 첫 번째 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해 겨울의 첫 번째 눈을 의미한다. 만약에 여름에 눈이 내렸다면 그 눈은 ‘기상이변’이지 첫눈은 아니다.

그렇다면 첫눈은? 각 지방 기상관측소에서 관측한 것을 공식적인 첫눈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내리는 양은 중요하지 않아 함박눈은 물론 진눈깨비나 싸라기눈도 적설량에 상관없이 첫눈으로 인정하고 있다.

2008년 제주의 첫눈은 11월 19일(평년일 12월 10일경)에 내려 눈꽃으로 뒤덮인 동양화와 같은 한라산의 절경을 구경하기 위해 수많은 등산객들이 찾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계절은 이제 겨울로 치닫고 있다. 추위에 움츠려들기 보다는 아부오름에 올라 제주 초겨울의 멋을 누려봄도 좋을 것이다.

아부오름(앞오름 압오름 前岳 阿父岳 亞父岳, 구좌읍 송당리 2,263, 산 164-1번지, 표고 301.4m 비고 51m)은 비자림로(1112번)에서 수산리 쪽 1.7㎞ 지점 왼쪽으로 400m를 더 가면 입구(오름 표지석)에 이를 수 있는데 목장으로 이용되고 있어 출입에 제약이 따를 때도 있다.

이 오름이 소재한 송당리의 앞쪽(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앞(압)오름, 한자 표기로 전악(前岳), 오름의 모양새가 믿음직하여 마치 가정에서 아버지(또는 어른)가 좌정해 있는 것 같다 하여 아부(阿父 : 아버지․亞父 : 아버지 다음으로 존경하는 사람)+악(岳)이라 하고 있다.

이 오름을 오른 이들에게 느낀 바를 말하라고 한다면 백인백색의 답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오름이다. 천연의 축구경기장이라 답해도 좋을 것이다. 도로에서 보면 볼품없는 오름이지만 등성이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면서는 예사로운 오름이 아님을 직감하게 한다.

민틋한 등성이에 조화를 이루고 있는 군데군데의 소나무를 비롯한 이름 모를 나무들과 잘 다져진 풀밭, 그리고 무변광야(無邊曠野)의 경관도 매혹적이지만 정상을 정점으로 둘레가 1.4㎞, 깊이가 70여m나 되는 굼부리가 이 오름의 격을 한결 높여 준다.

제주민란을 소재로 한 영화 ‘이재수의 난’의 주요 촬영지가 되면서 더욱 잘 알려진 이 오름은 비고보다도 20m 이상이나 더 깊게 굼부리가 형성되어 있고 그 둘레가 무려 500m(바닥)나 되니 굼부리가 곧 오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굼부리의 안쪽 등성이는 바깥에 비해 가파른 편이고 넓은 바닥에는 삼나무가 조림되어 있으며 영화 촬영 당시에는 이 곳에 촬영 세트가 세워지기도 했었지만 촬영이 끝난 후 모두 철거되었다.

☞ 주요 눈 용어 일람
0 가루눈 : 가루처럼 조금씩 잘게 내리는 눈
0 눈보라 : 바람에 불리어 휘몰아쳐 날리는 눈
0 눈송이 : 굵게 엉기어 꽃송이처럼 내리는 눈
0 눈안개 : 눈발이 자욱하여 사방이 안개가 낀 것처럼 희뿌옇게 보이는 상태
0 눈꽃 : 설화(雪花)로 나뭇가지 따위에 꽃이 핀 것처럼 얹힌 눈이나 서리
0 상고대 :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
0 솜눈 : 솜처럼 내리는 눈
0 싸라기눈(싸락눈) : 빗방울이 내리다가 갑자기 얼어서 떨어지는 싸라기 같은 눈
0 우박(雨雹) : 큰 물방울들이 공중에서 갑자기 찬 기운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얼음 덩어리
0 진눈(진눈깨비) : 눈과 비가 섞여서 내리는 눈
0 첫눈 : 겨울이 되어 처음으로 내리는 눈
0 폭설 : 소나기눈을 달리 이르는 말
0 함박눈 : 굵고 탐스럽게 내리는 눈
2008-11-25 23: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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