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제주는 그 어느 곳을 가더라도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풍광이기에 절경일 수밖에 없다. 사방을 조망함은 그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겠는데 아무래도 낮은 곳 보다는 높은 곳이 좋을 것이다. 높은오름에 올라 눈 덮인 제주의 동부 지역 일대를 조망하면 저물어가는 2008년도 한해를 서서히 마무리함은 어떨까?
높은오름(高岳, 구좌읍 송당리 산 213-1번지, 표고 405.3m, 비고 175m,)은 중산간도로(1136번)와 비자림로(1112번)가 만나는 송당사거리에서 수산리 쪽 2.2㎞ 지점 오른쪽의 구좌읍공설묘지 입구를 따라가면 된다. 구좌읍 지역 오름들 중 표고가 가장 높아 높은오름, 이를 한자로 고악(高岳)이라 하고 있다.
표고가 높기 때문에 정상에서는 한라산을 기점으로 우도까지 이어지는 두 갈래의 오름의 맥(脈)을 확연히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다랑쉬, 거미오름, 백약이로 이어지는 북~동~남쪽의 조망은 예술의 경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좌읍의 오름은 모두 40곳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 중 표고가 가장 높아 높은오름으로 불려지고 있는 이 오름은 곁의 다랑쉬와 더불어 구좌읍 오름의 맹주 구실을 하고 있다. 등성이 일부에는 소나무와 삼나무들이 조림되었으나 많은 편이 아니고 초지(草地)가 자라나는 곳에는 마소들이 방목되기도 한다.
정상에는 둘레가 약 500m나 되는 원형 굼부리가 3개의 봉우리를 이어가면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주위 경관이 아름다워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이 가끔 찾는 곳이기도 하다. 등성이 여기저기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있고 그 바위 틈새에는 사스레피나무와 부처손이 자라나고 있다. 등성이 일부에서는 물매화, 미나리아재비, 제비꽃, 피뿌리풀 들도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다.
오름의 형체가 높고 크기 때문에 구좌읍 어디에서도 그 위치를 확연히 확인할 수 있고 능선 또한 또렷하고 힘찬 편이다. 남동쪽 비탈로는 비교적 완만하고 중턱에는 경방초소가 있으며 그 아래쪽에는 구좌읍공설묘지가 조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