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길 따라 오름 따라 033> 눈 내리는 날에 - 1100도로
 김승태
 2009-01-12 17:40:40  |   조회: 6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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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찾아 떠나는 길,
그 길은 언제나 색다름을 주기에 오름의 매력에 비례한다고나 할까! 제주도도 다른 시, 도와 마찬가지로 국도와 지방도가 공존하다가 2007년 6월 제주특별자치도로 거듭나면서 제주도의 길은 현재 평화로(국가지원지방도)를 제외하곤 모두 지방도가 되었다.

2008년도 우리 오름오르미들은 1136번 도로를 따라 오름을 찾아가는 이벤트를 마련하여 12차례에 걸쳐 62곳을 찾기도 했다. 오름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대체로 주요 도로에서 농로가 이어지는데 제주의 주요 도로는 일주도로(1132), 중산간도로(1136), 5,16도로(1131), 1100도로(1139), 평화로(1135), 번영로(97). 제1산록도로(1117), 제2산록도로(1115), 비자림로(1112), 한창로(1116), 남조로(1118), 서성로(1119), 대한로(1120) 등이다.

그 중 겨울 분위기를 북돋워주는 곳은 5,16도로와 1100도로일 것이다. 1100도로(35.1km)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중문동)를 잇는 도로로서 1968년에 착공하여 8년만인 1976년에 완공되었다. 이 도로는 당시 정부가 전국의 폭력배 소탕령을 내려 붙잡은 폭력배들을 교화하기 위해 국토건설단이란 이름으로 도로 건설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 나라 국도 중 가장 높은 해발 1100고지를 통과(1100도로라 명명됨)하고 있어 제주에 눈이 내릴 때마다 가장 먼저 통제되는 길이기도 하다. 이 도로의 주요 경과지로는 도깨비도로, 천왕사 입구, 한밝저수지, 어리목, 1100고지휴게소(고산습지대), 영실입구, 서귀포자연휴양림 등이다.

눈 내리는 날,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문행(8:00, 9:00, 10:00, 11:00, 12:20, 13:40, 15:00) 버스를 타고가다 적당한 곳에 내려 제주시 쪽으로 걸어오며 눈 덮인 나무들을 감상하면서 길의 의미를 음미해보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일 것이다.

길을 대별하면, 갓길(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 도로 등의 양쪽 가장자리 부분), 고샅길(마을의 좁은 골목길), 굴길(산이나 땅속을 뚫어 만든 길), 꼬부랑길(여러 굽이로 꼬부라진 길), 나뭇길(나무꾼들이 나무하러 다니면서 낸 좁은 산길), 눈석잇길(눈이 녹아 질척거리는 길), 덤불길(덤불 사이로 난 길), 돌길(돌이나 자갈이 많은 길), 두멧길(두메산골에 난 길), 두렁길(두렁 위로 난 길), 뒤안길(뒤꼍으로 난 길), 벼룻길(강가나 바닷가 낭떠러지로 통하는 비탈길), 숲길(숲 속에 있는 길), 언덕길(언덕으로 난 비탈진 길), 오솔길(폭이 좁고 호젓한 길), 잿길(언덕배기로 난 길), 외딴길(외따로 난 작은 길), 지름길(가깝게 질러서 가는 길), 진창길(땅이 곤죽처럼 질퍽한 길) 등이 있다.

어느 오르미왈, 오름 찾아가는 길을 '어릴 적 추억이 어린 고향을 찾아가는 길'에 비유한 적이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길의 끝닿은 곳, 그리고 세상살이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그 많은 길 중에 '황천길'만은 혼자 가야할 길이다. 혼자 걸어가는 길, 외롭지 않기 위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혼자 가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
2009-01-12 17: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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