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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의 반란
 허성환
 2015-10-17 20:29:21  |   조회: 3566
시집(詩集)의 반란

최근 한 케이블 방송사에서 ‘비밀독서단’이란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방송을 탄 시집 한권이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순수문학은 10권에 안에 들지도 못했고 더군다나 시집이 1위를 한다는 건 상상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우리나라 성인들이 한 달 평균 독서량이 1.8권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미디어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다.

최근 문학계는 신경숙작가의 표절사태와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1위 조작 문제로 따가운 눈총과 불신을 받고 있다. 이런 중에 소설도 아닌 시집의 베스트셀러 소식은 놀랍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하다. 편집부 직원들이 추석연휴에 일하는 인쇄소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렸다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비밀독서단’을 만든 담당 피디는 채널마다 넘쳐나는 음식 프로그램을 보면서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은 왜 없는지, 책도 음식처럼 만들어 보자 하는 마음에서 제작을 시작했다고 한다.

시집 한권으로 그의 선택이 탁월했음이 증명된 샘이다. 시청자들과 독서가들은 더 이상 가짜 베스트셀러를 원하지 않는다. 기우일 수 있으나 지금의 인기를 노리고 프로그램에 압력을 행사하는 몰지각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농협구미교육원 허성환교수(T. 010-2805-2874, 054-482-8103)
2015-10-17 20: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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