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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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못 뜨는 우리 부친 내버리고 가는 데 구구한 사정 어찌 다 생각하겠느냐. 전일의 의(誼)를 안 잊거든 내 집에 종종 들러 불쌍한 우리 부친 가렵거든 이 잡기와, 병들거든 약달이기 가끔가끔 하여 주면 천신이 감동하여 복을 아니 받겠느냐.”

심청이 인당수로 떠나던 날 아침, 떠나가는 심청의 손을 잡고 가지 말라고 울어대는 도화동 처녀들에게 심청이 건네는 말이다. 비록 자기는 사지로 떠나지만, 앞으로 부친을 잘 부탁한다는 말이다. 이에 도화동 처녀들은 번갈아 심청의 집으로 찾아가 부친을 잘 보살폈다.

비록 소설이지만 효녀 심청이 아버지를 위하는 애틋한 심정이야 잘 알려진 사실.

지금도 전남 곡성군에서는 해마다 ‘심청 축제’를 개최해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한 심청의 효심을 기리기 있다. 그리고 지난 2002년부터 현대판 ‘공양미 삼백석 모으기’ 행사를 개최해 어려운 노인들의 개안(開眼) 수술의 성금으로 쓰인다고 한다.

▲최근 제주에서도 간경화와 간암으로 위급한 처지에 놓인 시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한 며느리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제주시 2도2동 조은주씨(29)로 지난 21일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자신의 간 65%를 떼어내 시아버지에게 이식했다.

시댁 식구들이 조직검사를 받았으나 적격자가 없자 며느리 조씨가 시부모와 남편의 만류에도 적극 나선 것.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현재 5살 난 딸을 두고 있는 며느리는 “시아버님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려는 심정에서 수술을 하게 됐다”며 수술후에도 시아버지의 쾌유를 빌었다.

▲효(孝)라는 글자 형태는 아들이 부모를 업고 있는 모양이다. 이것은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모습을 효의 어원으로 하고 있음을 말한다. 일찍이 율곡 선생은 인간의 만행 중에 그 으뜸이 ‘효’라고 했다. 때문에 효 사상에 있어 부모를 공경한다는 윤리관에는 고금에 차이가 없다. 다만 효의 실천방법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다르고 효의 가치관에 대한 인식과 실천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시말해 자녀가 부모를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어떤 행위를 실천 하려고 할때 그 기본 바탕이 바로 효심이다.

간을 떼어 시아버지에게 이식한 며느리의 잔잔한 감동도 가족 해체 등 심란한 요즘 세태에서 진한 가족사랑의 실천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 효부의 사연은 우리에게 효 사상에 대해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될 인간가치의 마지막 보루임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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