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자살 5배 급증 뭘 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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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령사회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통계자료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얼마 전, 제주지역 인구 53만9000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이 10.3%를 넘어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그러더니 어제는 2003년도 65세 이상 노인 10만명중 72.5명이 ‘고의적 자해’(자살)로 사망했는데, 이는 20년전인 지난 83년의 14.3명에 비해 5배 수준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자살은 집안의 수치라 하는 생각에 되도록 숨기려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향을 감안하면, 실제 노인자살자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75세 이상 고령 노인의 자살율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는데 있다.

저출산과 인간수명의 연장으로 노인비율은 높아지고 있으나 이들의 처지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자식이 늙은 부모를 봉양하겠다는 의식은 희미해지고, 이젠 부모들도 이를 별로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노인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경제적 수단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노인들의 자살 원인을 보면 경제적인 어려움 외에 배우자나 친지의 사별, 질병과 외로움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배경을 이루고 있다.

더욱이 한국적인 특징으로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기 싫다며 자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종류의 자료가 공개될 때마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호들갑을 떨곤 한다.

그러나 잠시,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까맣게 잊게 마련이다.

아마 이번에도 그럴지 모른다.

입으로는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시간만 허비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이 시대의 노인들은 일제와 조국의 광복, 4.3, 6.25... 격동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온갖 고통과 역경을 극복한 세대다.

오늘의 우리사회는 그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물질적 부채를 지고 있다.

때문에 노인복지에 관한 문제는 당연히 국가와 지역사회 정책 순위의 상위를 차지해야 한다.

노인의 현재는 곧 우리 모두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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