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 이후가 걱정스럽다
주민투표 이후가 걱정스럽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도 행정구조개편과 관련한 주민투표가 끝났다.

이제는 우리들 저마다의 주장을 뒤로 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때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

왜 우리가 혁신안과 점진안을 놓고 목소리를 높이고, 갈등하고, 싸웠는가.

무엇 때문인가. 그 이유는 단 하나여야 한다. 더 좋은 제주도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투표일 전보다 투표일 이후가 걱정스럽다.

주민의 직접 참여로 이루어지는 주민투표는 지배적 민심과 시대조류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일정한 사회통합의 계기로 기능하는 게 정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갈등과 분열의 증폭장치가 될 개연성이 커 보인다.

우선 투표결과를 놓고 혁신안 지지층과 점진안 지지층간에 벌일 논쟁의 가능성이다.

이번 투표의 관점(觀點)은 무엇보다 사상 유례 없는 투표독려에도 불구하고 처참할 정도로 낮은 투표율에 모아진다.

도민 총 유권자 40만2003명 가운데 겨우 36.76%인 14만7765명이 참여함으로써 투표함을 개봉하고 개표를 할 수 있는 최저 3분의 1(33.4%) 선을 가까스로 넘었다.

문제는 이런 낮은 투표율을 가지고 제주도 행정계층문제를 결정하기에는 행정계층문제가 너무나 크고 무겁다는 주장이 제기될 때 또 한번 큰 혼란이 예상된다는데 있다.

이럴 경우 민주주의의 요체인 표결의 원칙은 사라지고 배척과 부정의 논리만이 드세게 된다.

잠복돼 있던 갈등과 현안도 투표일 이후 다시 불거질까 우려된다.

이렇게 돼선 안 된다.

투표율 저조야 말로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는 근본 요인이라는 데는 이론이 있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투표결과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결과를 낳는다.

투표결과에 대한 해석은 입장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도민 모두가 투표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민투표가 불임(不姙) 자치와 행정혼란을 키우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투표결과를 현명하게 받아들이자. 그런 뒤 도민화합과 통합의 길을 찾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제주일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