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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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미(美)’의 기준이 다르다.

그래서 ‘제 눈에 안경’이란 말이 있고, ‘눈에 콩 꺼풀이 씌었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18세기 프랑스의 계몽 철학자 볼테르도 ‘미’에 관한한 ‘제 눈에 안경론자’이다.

그의 저서 ‘철학사전’에는 ‘미’에 대한 항목이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시험 삼아 두꺼비에게 아름다움이 뭐냐고 물어보라, 아마 두꺼비는 돌출한 두개의 커다란 눈, 귀 밑까지 찢어진 커다란 입, 노르께한 배를 뒤뚱거리는 암두꺼비를 가르키며 그 것이 ‘미’라고 할 것이다”

▲볼테르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다음에 기니의 흑인에게 물어보라, 그에게 있어 ‘미’는 번들번들 기름진 새까만 피부, 파묻힌 눈, 납작코를 들 것이다. 그 다음에는 악마에게 같은 질문을 해보도록 하라. 분명히 악마는 이렇게 대꾸할 것이다. ‘미’란 두개의 뿔 갈퀴 같은 앙상한 손가락, 엉덩이의 꼬리를 들 것이다. 따라서 ‘미’란 상대적이기에 논술할 수 없는 문제다”

이렇게 ‘미’란 ‘제 눈에 안경’인 문제이고 또 ‘상대적인 문제’라고 하지만 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라 하면 남남북녀(南男北女)를 우선 꼽았다.

▲조선 땅에서 미인(美人)의 고장이라 하면 강계(江界)였다.

강계 미인하면 ‘상대적으로 키가 늘씬하고 살결이 희며 머리가 검고 긴 것’으로 통념화되어 있었다.

옛날 이 같은 조건을 갖춘 여인이 나타나면 “관북미색(關北美色)을 갖추었다”는 찬사를 받았는데, 관북미색은 바로 한국전통사회에서 ‘미’의 이상적 형태를 대변하는 대명사 였다.

관북은 강계가 있는 함경도 지방을 뜻하는 지명이다.

이 지방이 남쪽보다 태양열이 부족하며 여인들이 키가 크고 살결이 희며 머리가 길어졌다는 말이 있는데 맞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노출의 계절인 여름에는 몸매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해수욕장에 가길 꺼려한다.

그래서 해수욕장에 가는 사람들은 남자나 여자나 몸매에 자신이 있는 사람만 가서인지 보이는 사람마다 건장하고 늘씬하다.

그러나 ‘제 눈에 안경론’이나 ‘볼테르의 미의 철학’에 비춰보면 몸매의 기준을 이렇다 저렇다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두꺼비처럼 배가 나왔으면 어떻고 키기 작고 납작코면 어떠한가.

우리 옛 선비들은 눈으로 보는 ‘미’보다 가슴으로 느끼는 ‘미’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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