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가봐야 팔 것이 없다
빈손으로 가봐야 팔 것이 없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요즘 우리나라는 직접투자를 유치하려는 중국 지방자치단체들의 각축장이 된 느낌이다.

그 중 광둥성 산둥성 안후이성 랴오닝성은 중국의 대표적인 한국기업유치 자치단체들이다.

지난 달 18일 서울에서 온 중국 저장성 정부의 시진평(習近平) 당서기 등 저장성 관료, 기업대표 180여명이 벌인 투자유치 총력전도 이 활동을 지원한 코트라(KOTRA) 관계자를 비롯한 우리 기업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중국 지자체들이 한국기업과 기업인을 현지로 초청해 벌이는 투자유치 경쟁은 더 뜨겁다.

땅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한다.

무이자로 자금을 융자해 주겠다고 한다.

이런 저런 규제들이 파격적으로 풀어있는 것은 기본이다.

헤이룽장성의 하이린시는 한국인이 투자한 복합사우나시설의 경영을 돕기 위해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정기이용권을 구입하도록 했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우리는 어떤가.

투자편의 제공은 고사하고 각종규제를 들이대 오는 기업도 쫓아내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제주도는 내년 7월부터 특별자치도제가 시행되면 투자환경이 크게 좋아진다는 점을 갖고 다음 달부터 국내는 물론 독일?홍콩 등 해외로 투자유치에 나선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투자환경이 좋아진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고, 또 어떻게 선전해서 투자유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과거 국제자유도시가 좋아진다면서 세계를 돌아다니며 투자유치를 했다는 무슨 무슨 투자의향서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나.

투자유치활동이 이런 식이어서는 안 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떤 기업인도 ‘내년에 좋아질 것’이란 불확실한 말을 믿고 투자를 하지는 않는다.

한 가지라도 확실한 것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투자유치활동에 나서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빈손으로 시장에 가봐야 팔 것이 없다는 말이다.

특별자치도법이 국제자유도시법과 같은 별 볼 일없는 꼴이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지금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도민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제주일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