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의 호소를 들어보면 그 절박한 사정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현재 그들이 부담하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최대 3.6%다. 이 경우, 실제 수익의 30% 이상을 카드 수수료로 지출하게 된다고 한다. 한 달 영업해 100만원을 벌었다면, 이 가운데 많게는 30만원을 카드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으니 분통을 터뜨릴 만도 하다. 그런 현실에서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낮춰 달라는 그들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신용카드 수수료가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인하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폭과 범위가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져 체감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카드사들의 소위 ‘수수료 차별화 전략’이다. 일반음식점 카드 수수료율은 2.49~2.70%인 데 비해 백화점·대형마트·골프장 등 소위 힘 있는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1.5%에 불과하다. 규모가 작을수록 더 무거운 수수료 짐을 떠 안고 있다는 얘기다. 도내 영세 소상공인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지난해 카드사가 가맹점으로부터 챙겨간 수수료가 7조원에 달했고, 올해는 8조원을 넘어설 것이라 한다. 그렇게 엄청난 이익을 보면서도 수수료율 인하에는 매우 인색하다. 일부 카드사가 최근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혔지만, 간에 기별도 안 갈 정도다. 이 문제를 신용카드사에 맡길 것이 아니다. 정부와 국회가 나서 제도적으로 보완해 영세상인들의 어려움을 덜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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