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버스도 타고, 시내도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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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아내는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성판악지소에 전화를 걸었다.

날씨가 괜찮으면 지난 8월부터 시작한 일요일 등반을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산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시야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개가 짙게 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아라동 원신아파트에서 사라봉까지 걸어서 갔다 오겠다며 집을 나갔다.

이 코스는 성인들의 빠른 걸음으로 3시간 남짓 걸린다.

평소에도 아침 걷기를 거르지 않는 습성인지라 무리한 걷기도 아니다.

점심 때 쯤 전화해보니 아내는 초등생 여조카와 해장국을 먹고 있었다.

사라봉 갔다 오다 여동생 집에 들러 조카를 데리고 1시간 정도 시내를 같이 걸었다 한다.

이들은 걸으면서 무엇을 보고 또 무슨 대화를 나눴을까 궁금하다.

▲2년 전 이 난에서 ‘버스도 타고, 시내도 걷고’라는 글을 통해 두 가지를 제안한 바 있다.

우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자가용을 접고, 시내. 외 버스를 타자고 했다.

주중엔 직장인들이 특정요일을 정하여 시내버스로 출. 퇴근하는 방안이다.

일요일엔 가족. 연인. 친구끼리 시외버스 투어도 좋다.

이를 통해 대중교통의 경영적자 해소에 작은 보탬이 되고, 나아가 각박한 우리네 삶에 조금씩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그러다보면 대중교통 이용자가 늘 것이라 생각했다.

모 관공서에선 좋은 아이디어라며 적극 시도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후 소식이 없다.

▲또 다른 제안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시내를 걷자’는 것이다.

일정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선 그 거리를 다 돌아보는 식이다.

거기엔 갓 개업한 옷 집도 있고, 문을 닫은 사무실도 있다.

중국 음식점 앞을 지날 때면 자장면 냄새의 유혹이 너무 강렬하다.

시장 입구엔 야채 파는 할머니들의 표정이 너무도 애잔하다.

바로 우리 이웃들의 생활 현장을 읽고 느낄 수 있다.

우리네 삶은 공동체와 함께하는 삶이여야 한다.

그러려면 최소한 그 현장을 보고 들을 필요가 있다.

다시 ‘버스도 타고, 시내도 걷고’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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