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서 주는 기쁨, 돕는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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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밝히지 않는 한 도민이 어느 대학을 찾아가 1000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놓고 사라졌다는 뉴스는 청량(淸?) 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경기도 좋지 않은데 여러 가지로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이 많을 거라며 돈을 맡기고 갔다고 한다.

그 독지가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나, 어쩌면 다른 사람의 1억원, 10억원, 100억원 보다 더 값진 돈일지 모른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명암(明暗)이 항상 엇갈린다.

사회가 아무리 혼탁하고 어두워도 그 뒤안길 어딘 가엔 숨어 흐르는 사랑이 있다.

그 사랑의 샘 줄기는 땅속에 스민 샘물이 숲을 키우듯이 사회를 사람이 모여 사는 사회답게 한다.

요즘 서민들의 삶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대학을 찾아가 장학금을 내놓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그 결심이 더욱 해맑아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

그런 마음을 일구어 간다면 우리 어찌 의젓하지 않으랴.

내 쓸 일에만 몰두하지 않고 무언가를 도우려는 마음을 넓고 크게 가질 수 있다면 이 사회는 언젠가 웅장하고 쾌적한 숲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준다는 것은 그 자체가 기쁨이다.

누군가에 사랑을 준다는 것은 그 순간에 기쁨으로 보상된다.

그러기에 주는 행위에는 조건이 있을 수 없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한다면 그 기쁨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흔히들 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내놓을 때마다 이름이 크게 밝혀지기를 원하며, 사회복지다 사회환원이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그 것은 주는 이상으로 받으려는 마음이지 주는 마음은 아닐 듯 하다.

누군가에게 또는 무언가를 위해 주고 도우려 한다면 숨어서 했으면 한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결국 나를 돕는 일이다.

그 것은 주로 돕는 순간의 기쁨으로도 나에게 돌아오고 그 도움을 받아 울창해질 숲이 그늘을 주듯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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