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열풍?철학없는 음악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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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후/작.편곡자
▲ 이승후씨.

“제주민요는 그냥 가사만 읽어도 애달픈 어머니들의 삶이 그려져서 가슴이 먹먹해지잖아요. 슬프면서도 고된 일을 놓을 수 없었던 그들의 질긴 생명력을 음악적으로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제주특별자치도립 서귀포관악단 상임 편곡자이면서 극단 자파리연구소와 음악공연단체 ‘자작나무 숲’의 작.편곡자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승후씨(36).

 

지난 2009년 제주국제관악제 사무국의 의뢰를 받아 제주민요를 편곡하는 작업을 시작하면서 부쩍 제주민요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최근 제주윈드오케스트라의 가을연주회에서는 ‘노 젓는 소리’의 멜로디와 변화무쌍한 제주바다의 이미지를 접목시켜 만든 그의 작품, ‘바다의 변용(The Transfiguration of the sea)’이 연주되기도 했다.

 

제주민요관악곡으로서는 그의 첫 작품인 ‘이어도’는 지난해 한국예술종합고등학교 윈드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의 메인 연주곡으로 선정될 정도로 제주민요에 대한 시선을 환기시키고 있다.

 

“바다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해녀노래나 고기잡이소리인 ‘어요(漁謠)’에 더 관심이 가는 것 같아요.”

 

제주적인 것을 음악에 담아내는 것 외에도 도민들이 편안하고 쉽게 음악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이나 가요 등을 편곡한다는 이씨.

 

사실 그의 영역은 관악곡을 비롯한 클래식만이 아니다. 자파리연구소의 공연에 삽입된 대부분은 극음악은 그의 창작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연극은 종합예술이라고 하잖아요. 보여지고, 대사로 읊어지고, 권선징악의 내용이 정해지기 때문에 음악이 더해졌을 때의 효과를 조금은 쉽게 상상할 수 있어요. 그래서 극음악을 할 때는 즐겁고 신나게 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가지는 분명하다.

 

어디서 어떤 곡을 창작하든지, 편곡을 하든지 정통성을 거스르지 않는 뼈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오디션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음악을 하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그들이 음악에 대한 철학과 이론이 없는 것, 바로 ‘뼈대 없는 음악인’들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기초수학, 기초과학 등 기초라는 말이 왜 있겠어요. 특히 음악을 할 때 아는 것이 많을수록 좋거든요. 음악은 결국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등 미술사조에서 왔기 때문에 미술을 알아야 하고, 건축의 구조를 보면 음악의 구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건축도 이해해야하는 거지요.”

 

기초에 어긋나지 않는 창작을 위해 최대한 많이 보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음악을 들으면서 드라이브를 하는 여유를 최고의 ‘영감얻는 방법’이라고 귀띔한다.

 

-연주자가 아니라 작곡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참 단순하다. 피아노를 치고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등 꾸준히 악기를 곁에 두고 살았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연주만 하기에는 재능이 아깝다며 이론교육을 권했다.

 

- 평소 연주활동도 하나.

▲찾아가는 음악회 등 봉사활동을 갈 때는 작곡한 곡의 피아노 부분을 직접 라이브로 연주한다.
-기억나는 작품이 있다면.

 

▲2002년 월드컵 문화행사에서 공연된 ‘대지의 여신.자청비’를 작곡했다. 단순히 나이가 어리고, 여자라는 이유로 처음부터 연출가로의 무시를 받았다. 끝까지 소신껏 의견을 주장했고 결국 반영시켰다.

 

이승후는...
1975년 제주시 출생, 제주대 음악학과 졸업, 한양대 대학원 졸업, 연세대 영상음악원 영상음악전문과 과정, 제주대 예술학부 출강. 국악뮤지컬 ‘도깨비 굿’ 작.편곡, 경기도립 창단10주년 공연 ‘한네의 승천’편곡, 신인음악회, 신작발표회 등 다수의 음악회서 30여 곡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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