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통음식, 육지화 과정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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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중반 쌀밥 주식화...제주음식 기본구조 급격히 변화
보리쌀에 조를 섞거나 고구마ㆍ톳을 넣은 ‘고구마밥(감제밥)’ 등 제주의 전통음식이 사라진 이유는 ‘육지화 과정’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은 18일 제주학회(회장 김진영)와 제주발전연구원(원장 양영오),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소장 윤용택)의 주최로제주대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제주학 연구의 성과와 과제’ 제36차 전국학술대회에서 나왔다.

이날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제주음식의 육지화 과정은 일제시대에 이어 1980년대 중반 이후 주식이 쌀밥으로 바뀌면서 전통음식이 사라지게 됐다”고 밝혔다.

주제발표 내용을 보면 제주의 전통음식은 관혼상제용 ‘곤밥(쌀밥)’을 제외하면 쌀을 재료로 한 주식이 거의 없었고, 보리와 조ㆍ메밀이 주요 곡물이었다.

특히, 메밀은 꿩칼국수ㆍ범벅ㆍ개역 등으로 재료를 갈거나 파쇄해 먹는 분식(粉食)이 대세였다.

그러나 제주의 주곡은 조밥→보리밥→반지기밥(보리와 쌀 혼식)→쌀밥으로 바뀌었고, 즉 분식(粉食)에서 주로 쌀밥을 먹는 입식(粒食)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육지화 음식으로 변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쌀밥의 주식화’는 제주음식의 기본 구조를 급격하게 변화시켜 잡곡류와 채소ㆍ해조를 섞은 밥, 그리고 수제비ㆍ범벅ㆍ죽 같은 음식이 가정에서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았다.

주영하 교수는 “관광객이 선호하는 회와 갈치ㆍ고등어ㆍ전복ㆍ성게를 재료로 한 음식은 제주음식도, 육지음식도 아닌 이른바 ‘관광음식’일 뿐 오래된 제주의 전통음식은 관광자원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의 제주학회 754-2787.

<사진 설명> 18일 제주학회와 제주발전연구원,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 주최로 열린 ‘제주학 연구의 성과와 과제’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발표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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